매일신문

김-박 동거 석달만에 파경

신민당의 내분이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데까지 이르러 법정에서 합법성과정통성을 놓고 한판의 싸움을 벌일 공산이 더욱 커졌다. 김동길-박찬종 동거체제가 3개월만에 깨지는 것과 아울러 신민당 자체도 현상태로는 더이상 존립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처럼 보인다.신민당은 현재 김동길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측과 양순직최고위원과 막판에김대표와의 연합전선을 깨고 양최고측과 손을 잡은 박찬종대표를 중심으로하는 비주류측이 서로 한치의 양보와 타협의 여지도 없이 서로 실력대결도 불사하겠다며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시키고 있다. 주류측은 비주류가 강행하려는 10일의 {당헌에 위배되는} 전당대회를 어떤 식으로든 저지하겠다는 각오이고 비주류측은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김대표를 축출하고 박대표를 단일대표로 옹립, 새로운 출발을 해야한다며 강행의지를 불태우고 있다.신민당의 주류와 비주류측이 보여준 5일의 움직임은 같은당 소속이라고 보기힘들 정도로 서로에게 악감정만 차 있는 최악의 상황을 연출한 것이었다. 양최고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측은 먼저 박대표에게 {단일대표}라는 미끼로 연합전선 구축을 제의, {박찬종단일대표 추대대회} 형식의 단합대회를 가졌다. 박대표는 김대표와의 결별이유를 김대표가 양최고와 교환한 {김동길 대권, 양순직 당권}이라는 비밀각서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점을 들었다. 김대표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세분포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 비주류측 핵심인사 4명에 대한 제명처분도 {폭거}라고 규정했다. 현역의원에 대한 제명처분은 당소속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효력이 없다는 주장도 했다.

여기에 주류측도 질세라 당기위원회와 당무회의를 열고 이같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정상구최고위원과 림춘원전사무총장 그리고 나이균 송차갑 전사무부총장등 4명을 제명처분했다. 그리고 김대표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자신을 버리고 비주류측과 손을 잡은 박대표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김대표는 합의각서 문제와 관련해서는 [림춘원의원이 하도 설득을 하길래 거기에 사인을 해준 것일뿐 각서를 교환한 적은 없다]며 각서문제로 도덕성을 들먹이는 박대표를 공격했다. 그는 이어 [그이는 어제하고 오늘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며 박대표의행보를 꼬집고는 [몸을 던져서라도 불의의 세력과 싸우겠다]고 했다. 10일비주류측의 전당대회를 육탄대결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는 또 [말한대로 하지 않고 악의로 남을 못살게 구는 불의한 X]이라는험악한 표현까지 썼다. 그리고 당사 박대표실 명패는 이날 오전 주류측 위원장에 의해 뜯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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