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은 지난달 23일이후 20여일의 마라톤협상에서 13일 회담까지 무려17차례의 수석대표및 실무급회담을 통해 각자 상대방이 처해있는 상황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 이 상황인식엔 양측의 심각한 의견차를 보였던 특별사찰과 폐연료봉 처리및 연료봉재장전 경수로건설지원등의 이행조치에 관한 입장등이 각인됐었다. 양측은 그동안의 만남으로 실타래를 풀어나가기위한 꼬이는 부분의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었다. 13일 밤 11시(한국시각 14일 오전7시)현재 진통을 겪고 있는 이번 합의문 도출과정에서 야기됐던 한&미입장 이견으로인해 한때 양국간에는 미측 양보범위를 둘러싸고 불협화음까지도 발생한 바 있었다.
미 특별사찰 5년 유보 양보안을 접한 한국측 이의제기와 유연한 미측 협상자세에대한 한국측 지적은 미.북한 조기타결시도에 쐐기를 박았고 이로인한 미측 태도변화는 타결 막판 리듬을 늦췄다 할 수 있다. {정치적 판단}으로 해소해야할 미국과북한사이의 핫 쟁점은 *흑연감속로 해체 *특별사찰 시기와 대북경수로 건설 시점을어떻게 짜맞추는가에 있었다. 이 이견은 이번 북핵타결의전반적인 해결을 가로막았던 핵심요인으로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하면 회담의부분타협 형식에 따른 협상장기화를 예고할 수밖에 없다.
13일 실무협상은 제네바 미 대표부에서 오전10시(한국시각 오후6시)부터 무려 11시간이상 지속하면서 특별사찰 5년 유보안을 일부 재고하려는 미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북한측과의 힘겨루기 샅바싸움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자리에서 미국은 경수로지원등에서 한국측의 자본과 기술이 집중적으로 투입될수 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을 북측에게 설명한 후 {한국변수}에 대한 북측의 무조건적인 비토심리에 변화가 오지않는한 회담타결 전망은 그만큼 쉽지않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보인다.
양측 합의문초안작업의 성격을 지닌 이날 실무협상은 이같은 특별사찰과 경수로제공의 {순서} 이견해소외에도 북한의 폐연료봉처리및 연료봉재장전에 관련한 {완전합의}를 위한 {열띤 공방}이 이어져 회담이 예상외로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공방에도 불구, 끝내 이날 회담에서 결론은 유예되고 양측은 14일오전10시부터 미대표부에서 협상을 속개키로 했다.
이날 회담은 앞서 열린 11일 수석대표회담에서 풀리지 않는 기술적 사항들이주로 협의대상이었는데 특히 미측은 폐연료봉 제3국이전까지 북한내에 이를잠정보관하기 위해서는 플루토늄이 추출될 수 있는 방사화학실험실 완전폐기를 주장했고 북한은 자신들이 결심만 하면 언제든지 {핵카드화}할 수 있는 미봉책인 {봉인}을 고집하여 14일 회담에서 재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 예정스케줄보다 하루정도 늦춰진 합의문안작성작업배경은 이 회담 해결열쇠인 경수로 재원부담 최대당사국인 한국이 미국이 구사하고 있는 협상카드가 11월 중간선거등을 의식해 {미합의 계속 논의} 사항만 남겨둔채 미국이 제공하는 부분만 합의사항으로 발표해버릴때 감당해야할 파급결과를 사전에 우려, 미측의 자세를 제동시킨데 있다 할 수 있다.
한국입장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마당에 자금을 대야하는 상황을 가정해볼때 정부는 국민여론을 설득하는데 일단 무리가 뒤따를 수 밖에 없고 현정부의외교능력한계를 노출시킴으로써 대국민 집권능력 의혹시선마저 감수해야만하는 이중부담의 멍에에서 헤어나올수 없게 된다.
한미간의 원만한 협상 결과 조율에 이어 북미협상의 완벽한 타결이 그만큼힘들 수밖에 없는 막판 진통의 진폭이 예상외로 충격이 큰 것도 바로 남북대화 또는 화해 분위기가 생략된채 강행되고 있는 북미협상의 특성상 어쩔 수없는 수순이 뒤바뀐 핵협상이란 점에서 그 요인을 찾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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