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핵타결 뒷얘기들

지난달 23일부터 만 25일간 마라톤 협상끝에 18일 전격 타결된 미국과 북한간 제네바 핵협상은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특히 한.미양국간에는 최종타결이 이뤄지기 까지 그야말로 합의문의 표현 하나 하나를 놓고 숨가쁜 접촉과 {밀고당기기}가 이루어졌다는 후문이다.0---북.미간 타결과정에 막판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기본합의문에 남북대화재개조항을 삽입할 것이냐의 여부로 한때 타결의 성패를 좌우할 고비를 맞았다는게 외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 문제를 놓고 미국이 최후통첩을 하는등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한승주 외무장관과 김삼훈핵대사등은 갈루치 미핵대사와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최종 전략을 숙의했다는 것.

그런 가운데 북.미간 협상 최종타결이 실질적으로 감지된 것은 장재룡외무부미주국장등 제네바 현지에 파견된 우리 대표단으로부터 {중대상황}이란 보고가 날아든 18일 오전 7시께.

[뭔가 심각하게 돌아간다] [미국대표부에서 기자들을 소집했다]는 등의 전문보고가 계속 전문을 타고 본부로 들어오자 외무부 실무자들은 과연 북.미간에최종담판이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를 손에 땀을 쥐고 기다렸다.작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이후 1년반동안을 끌어온 핵협상이 타결되느냐, 아니면 결렬되느냐를 가르는 최후의 분수령이었기 때문.전날밤부터 갈루치미대사와 수시로 막바지 협의를 거듭했던 김대사등은 [아마도 가장 지루한 시간을 보낸 것같다]고 토로했다고 관계자들이 전언.이에 앞서 지난 16일 양측이 비공식 수석대표회의를 가진데 이어 17일 회담분위기를 반전시켜보고자 비공식 실무회담이 저녁 6시30분부터 9시20분까지약 3시간동안 미국대표부에서 열렸으나 현지대표단으로 부터는 [여전히 진전이 없다]는 보고만 날아들었다는 것.

이에 따라 외무부측도 [협상이 결렬되고 마는 것 아니냐]고 파국을 어느 정도 각오했다는 후문.

특히 북한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북대화}란 문구에 거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한사코 거부했기 때문에 북.미간 최종담판 결과가 과연 어떻게 나올지무척 초조하게 기다렸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국내여론이 최악의 분위기로 치닫고 특히 국정감사를 통해 협상자체에 회의론을 피력하는 의원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은 기억이 생생한 터여서 생각지도 않은 사태를 그려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사실 외교안보팀을 꾸짖는 소리가 협상을 측면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협상자체를 무너뜨릴 기세로 치달을 때 외무부로서는 김영삼대통령의 결심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하는 불안감마저 가졌다고 한 관계자는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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