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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타인의 시간(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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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니에게 결명자 찻물을 먹이고 욕조에 물을 받았다. 그리고 언니를 일으켜 세웠다. 언니의 몸은 뼈란 뼈는 죄 물러앉은 해면체 같았다. 겯고틀듯양겨드랑이를 끼고 안간힘으로 추어올리기 바쁘게 시득부득 까라졌다. 가까스로 팬티까지 벗겨 욕조 속으로 밀어넣었을 때, 나의 콧등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언니는 욕조 속에서도 흐느적거렸다. 나는 얼굴부터 씻기고 마사지하듯 가슴과 등을 골고루 문질러 주었다. 그러면서 나는 언니에게 제발 아무 일이 없었기를 빌었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서슬처럼 품었던 나의 되알진 용심을 거듭뉘우쳤다.

[미안하다, 승혜야. 너 앞에서 내가 이런 추태를 보이다니....]따스한 물도 어느새 밍근히 식었을 무렵이었다. 이윽고 언니가 술이 깨는지시르죽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왜 그랬어, 언니. 무슨 일 있었어?]

언니는 나의 물음에 한동안 멍한 시선으로 있었다. 모든 걸 체념해 버린 듯한 허망한 눈빛였다.

[당분간 안 만나기로 했어]

[왜, 무슨 일루?]

[집에서 엄마 일을 알았나봐. 날 며느리로 삼을 수 없으시대]언니가 실성한 사람처럼 히죽 웃었다. 나는 어이가 없어 등을 밀어주던 손을내렸다.

[기가 막혀. 그거하고 결혼하고 무슨 상관이야. 그 사람은 뭐래?][정진 씬들 별 수 있니. 너무 괴로워하는 것 같아 내가 다 말해 줬어. 당분간이라고 말했지만 다 끝난거야. 표현을 그렇게 썼을 뿐이야]나는 그의 우유부단한 성격보다 언니의 미지근한 태도가 더 못마땅했다.[둘 사이가 그렇게 시시한 거였어? 그렇게 쉽게 허물어지는, 그런 사이였어?정 부모들이 반대하면 도망가서 살면 될 거 아냐. 뭐가 두려워서 그래. 언니, 절대로 포기하면 안돼. 내일이라도 당장 그 집으로 쳐들어가 드러눕던지싸워. 싸워서 이겨야 하는 거야. 왜 그랬어? 바보같이]

나의 목소리는 차츰 울음이 섞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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