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세풍-다니기가 무서운 세상

우리는 지금 우리가 천형의 땅에서 살고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학적반문을내뱉을 만큼 잦은 참변을 겪고있다. 성수대교가 내려앉아 온나라가 충격을받고 정신을 채 가다듬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충주호에서 유람선이 불타 많은가을놀이객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그늘진 대통령 얼굴**

설상가상이라지만 이보다 더한 액운은 없을 것이다. 이젠 어딜 다니기가 무섭다는 것이 민심이다. 이런 민심을 추스려야할 정부는 지금 넋을 잃고있고정치권은 국회를 비워놓고 제할일을 하지않고 있다. 어디를 둘러봐도 밝은 빛이 보이는 곳은 전혀 없고 사방이 깜깜한 느낌이다.

그저께 저녁 대국민특별담화를 발표한 대통령의 초췌하고 그늘진 얼굴에서도우리의 참담한 현실을 볼수있었다. 지난해 취임식에서 과감한 개혁으로 고질적인 한국병을 치유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던 자신있고 패기찬 모습이 좌절하는 것을 보는 것같아 더욱 불안한 마음을 감출수 없었다.우리는 지금의 상황에서 더이상의 액운을 겪을수는 없다. 이 어려운 현실에서 빨리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같은 극난의 길을 찾아주고 인도하는것은 바로 정부의 몫이다. 지금의 혼돈이 야기된 원인은 여러가지 복합적인것이 있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국정난조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그저께 저녁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도 이와같은 점을 인식하고 국민들의 참담한 심정과 허탈감, 그리고 정부에 대한 질책과 비판이 자신의 부덕함에 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했다. 이제는 이같은 심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정부의 최우선과제라고 본다.

**과거탓은 이제 그만**

그동안 문민정부출범후 많은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그때마다 정부는 예외없이 불행의 씨앗이 과거정권의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리고{관련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겠다} {다시는 같은 불행이 재발하지않도록 하겠다}는 막연한 약속만 되풀이하며 사태수습을 꾀했다.이와함께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관계장관등에 의한 대국민사과도 자주있었다. 그저께 대통령의 대국민특별담화는 문민정부 20개월동안 두번째 대국민사과였다. 이같은 잦은 사과는 국민들에게 사상감을 주어 아무런 효과도 없는 실정이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으로 정부가 국민들을 이끌지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까지 번질지도 모른다. 지금의 상황에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않고 오늘의 희생을 헛되지않게하려면 더이상 과거를 탓하지말고 시야를 넓게 하는 정부가돼야할 것이다.

대통령의 말처럼 과거의 정부가 부실기업이라도 좋고 지금의 부정부패가 5천년동안 쌓여온 것이라고 하자. 지금 우리는 부실과 부정부패가 언제 잉태한것인가를 따질때가 아니고 이것들을 뿌리뽑는데 힘을 모아야할 때이다.그리고 철저한 검증에 따른 폭넓은 인재의 활용이 있어야 한다. 문민정부의최대실책가운데 하나가 한정된 안목에 의한 인재활용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이른바 {대통령의 가신}중심의 국정운영은 이제 그 한계가 드러났다. {인사가 만사}라고 강조한 대통령의 소신이 현실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다.**인재활용 안목넓게**

장관급자리가 일주일만에 바뀌고 김대통령의 임기가 3분의1이 지나고있는 이시점에 총리가 3번이나 바뀌었다. 잦은 자리바꿈뒤에 짜여진 지금의 내각도무시못할 퇴진압력을 받고있다. 이같은 인사의 난조도 지금의 상황을 야기하는데 한몫을 한 것은 확실하다.

이제 한국병 치유를 약속했던 정부의 임기60개월중 20개월이 흘렀다. 그런데아직 초진도 제대로 못한 상태다. 갈길이 바쁜데 더 이상 헤매어서는 안될것이다. 빨리 중심을 잡고 지금의 혼조를 벗어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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