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세일즈 외교의 성과

김영삼대통령은 13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공식방문일정을 마쳤다. 이로써대통령이 직접 발로 뛴 {세일즈외교}는 미래의 거대시장을 미리 확보하는 전기를 마련했을뿐 아니라 친북성향인 인니를 친한으로 돌려놓은 덤의 효과까지얻을수있었다. 김대통령의 APEC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마련된 필리핀.인니.호주등 3국의 순방은 경제실리외교에서 큰 성과를 얻게 될것이 확실시되고있다.김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2개국 순방은 역내 미.일.캐나다.호주등 역내 선진국과 다른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확실한 중간자적 입장을 굳히는 동시에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 계획은 실천적으로 그 목적이 어느정도달성됐으며 교두보도 확보되었다고 말할수 있다.

이번 순방의 표적은 필리핀보다는 인니쪽이었고 핵심은 인니의 제6차 경제개발5개년계획(94년중반-99년중반)에 참여하는 문제였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수하르토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 냈다고 한다. 따라서 대인니경제관계는 중소규모의 보따리거래에서 탈피, 자동차.통신.원자력등 대규모 기술산업이 수출되는등 격이 한단계 올라가게 됐다.

특히 인니는 인구 2억과 무진장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는 시장잠재력이 엄청난 나라이다. 이미 우리의 기업 3백50여개업체가 진출해 있으며 3번째 해외투자 대상국으로 떠오른지가 오래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볼때 전체 47억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중에서 우리가 5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만회하는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원자력.원유.액화천연가스.유연탄등 자원개발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게 되면 LNG등의 수입조건이 많이 개선될 것이다.수하르토대통령은 북한에 제공될 한국형원자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1천메가와트짜리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한국형원자로 채택을 검토할것을 약속했다. 또 한국통신이 주도하는 2백만회선의 케이블건설을 비롯하여 항만.도로등 사회간접자본 확충분야에도 우리의 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할수있다.

인니방문에 앞서 들른 필리핀에서 김대통령은 라모스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전력.통신.항만등의 건설에 우리의 기업이 적극 참여한다는데 합의했다.또 필리핀이 현재 불허하고 있는 외국은행진출 문제에 있어서 우리에게 첫번째 지점설치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대신에 우리는 근로연수생 3천-4천명을더 받아 인력부족분을 메우도록 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주시장인 아세안이 한국 대통령의 단 한차례 방문으로수출이 호조를 이루고 양국간의 무역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다.문제는 이를 토대로 기업들이 잠재력 높은 시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패는 좌우될것이다. 이번 김대통령의 순방을 계기로 친북성향인 인니가 우리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는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로 손꼽을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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