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타인의 시간(90)-도도의 새벽7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그럼? 하고 언니가 눈으로 물었고, 그 눈을 외면하듯 시선을 낮춘 큰오빠가담담히 담배에 불을 붙이다가 단숨에 말해 버렸다.[중요한 건 앞으로야. 불행히도 아버지 어머니는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됐어][맙소사]

그 순간 언니는 아연했고, 작은오빠는 깊은 신음과 함께 캔맥주를 땄고,나는선잠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줄곧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데 두 분 모두 바이러스 면역 지수가 이삼백 정도에 머문 아직은 경미한감염자일 뿐이었어. 통상 백 이하를 환자로 분류하는데, 어머니는 보건소로부터 양성 반응 통보를 받고 숫제 그 병의 공포에 질려 감염자와 환자를 동일시했을 가능성이 커. 수치스럽기도 했을 테고, 어떻게든 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했을 테고. 그러니 병인 규명 같은 건 생각도 못했을 거야. 병원측의 소행으로 보아 책임 회피할 목적으로 병인을 은폐 내지는 왜곡했을 가능성도 농후해. 나는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너무나 어처구니없어 허허 웃었고,다음은 멍해졌고, 그리고 깊이 절망햇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앗고 믿을수도 없어다.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나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망망했다.마치 망망애해서 나혼자 버려진 느낌이었다. 에이즈란 호모나 레즈비언 같은변태성욕자들의 전유물쯤 으로 막연히 알고 있었던 나로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나는 솔직히 처음 아버지를 의심하고 정말했다. 어쩌면 어머니도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아버지를 원망했을 수도 있다. 아직도 아버지는 그 병에대해 자책하는 눈치시거든. 그런데 어느날, 참으로 우연히도 나는 눈꼽만한신문 기사 한토막을 보게 되었다.

큰오빠가 두 개비째의 담배에 불을 붙이기 위해 말을 멈추었을 때, 작은오빠는 겁도 없이 캔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키기 시작했다. 언니도 속이 타는지 캔맥주를 따고 있었다.

나는 은근히 작은오빠가 걱정되었지만 참견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너울거리는라이터의 불 너머로 달무리처럼 우련한 윤곽을 짓고 있는 작은 오빠의 얼굴이주기로 발그레 젖어 있었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방미심위의 조사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청와대가 직접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조 간부들이 회사의 출입 관리 절차에 반발해 사무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현대차는 공...
충남 아산에서 한 50대 승객이 택시 기사에게 70차례 폭행을 가해 중상을 입히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송치되었다. 사건은 지난 5일 아산시...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의 군사·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대한 오판이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