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제네바핵회담 이후 북.미관계는 과거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크게 개선되었으며 대북경수로건설 지원과 중유지원이 스케줄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미군 헬기 1대가 단순한운항잘못으로 북한 영공을 침범, 불시착하게 되었으나 미국으로선 큰 문제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북한이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으리라 예견했었다.그것은 잘못이었다. {도덕}이나 {인도주의}란 개념은 그들의 정책에서 일체배제하고 있는 북한은 헬기월경을 호재로 받아들였을뿐 미국측 실수를 인정해 주지 않았다. 북한은 자신들과 협상하려는 모든 상대국들에게 조그마한 빌미만 있어도 그것을 정치적으로 활용해 왔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수단과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헬기 승무원 2명중 사망조종사를 판문점을 통해 미리송환해 준것으로 그들의 체면을 닦았고 생존조종사는 인질로 잡고 미국으로부터 또다른 무엇을 얻어내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있음이 분명하다.미국은 핵회담등을 통해 북한에 많은 것을 주기로 약속한 공로도 있기 때문에 헬기 월경사건도 쉽게 해결되리란 생각아래 양측 군대표간 접촉으로 송환을 매듭지으려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고 클린턴행정부는 27일 국무부 동아태국 소속 토머스 허바드부차관보를 판문점을 통해 평양에 파견함에따라 헬기 월경사건은 북.미간 외교문제로 넘어가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한반도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남북간의 문제가 마치 북한과 미국간의문제인것처럼 오도되고 있는 현실앞에서 또다시 헬기 월경사건을 먼발치에서지켜볼수 밖에 없는 우리의 입장은 착잡하다 못해 곤혹스럽다. 군사및 경제대국인 미국이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자국조종사 한사람을 구출하기 위해 북측에 질질 끌려다녀야만 하는 사실에 실망감과 아울러 원망스러움을 금할수가없다. 그것도 주한미군사령관이 사과서한을 보내야 하고 고위급관료를 파견하란대서 서둘러 보내야하는, 어떻게 보면 미국의 비굴함이 안쓰럽기만 하다.우리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이러한 태도가 자칫하면 북한의 작전에말려들어 중대한 실수를 저지를까 그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북한과의 송환협상과정에서 휴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요구하여 끝내 주한미군철수쪽으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미국정부의 공식사과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대가를요구할땐 헬기월경사건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라 골치를 썩이게 될지도 모른다.
억류중인 보비 홀준위는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져야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미공화당에서도 송환을 거부하면 대북중유지원의 연기를 고려한다는등 북한의 콧대를 꺾을 준비를 서둘고 있다니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기회가 북한 실상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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