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예술 새롭게 뛴다-서정적 탈피

"저의 글쓰기는 내면적으로 정치적인 함의를 지녔습니다. 그러나 주위에선표현 기법의 독특함 등과 관련, 단순히 신세대적 감수성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죠"90년대 들어 새로운 감수성과 개성이 뚜렷한 신인으로 부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시인 노태맹씨(33).

대학에 입학할 즈음 광주 사태를 체험한 세대이면서 적극적으로 '운동'에가담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세대 일반이 그런 것처럼 시대의 어두운 굴레를벗어나지 못했다며, 당연히 시도 그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힌다."문단 데뷔작인 '유리에 가면'등 '유리…' 연작 20여편은 유리(중국 지명)라는 지명을 감옥과 해방이란 동시적 상징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주문공이 주역을 만들었다는 고사가 있는 이 지명을 빌려 현실에 대한 초극의지를 나타내고자 한 셈이죠"

사실 노씨의 시쓰기는 풍부한 시적 자원과 전통을 지닌 80년대 전반까지의대구 지역 윗세대들의 시적 출발점과는 일정한 거리를 갖고 있다. 그의 시는'세석강에 가서 울다' '유리…'연작등 '허구의 공간'을 대상으로 한경우가 대부분이며 지역 시단의 주류적 흐름인 서정성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의 시는 최근으로 올수록 허무주의적 색채가 짙어가고 샤머니즘적인 요소의 도입이 많으며 이와 관련, '붉은' '푸른'등 강렬한 색채적표현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저 개인적으로 요즘엔 단순히 정치적 면 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면으로막막함, 암담함으로 가득찬 느낌을 받습니다. 올해 내로 시집을 내, 일단 지금까지의 시적 작업을 정리해 볼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지난 90년 '문예중앙' 신인 문학상으로 등단한 노씨는 계명대 철학과를 다닌 후 다시 영남대 의대에 진학, 현재 3학년에 재학중이다.〈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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