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법관20여명 사퇴 잇따라 사법부 인사태풍 예고

오는 16일로 예정된 고등법원 부장판사급 이상 고위법관 인사를 앞두고 고법원장및 지법부장,평판사들의 사표제출이 잇따르고 있어 사법부에 대규모 인사바람이 예고되고 있다.특히 내달부터 서울 민·형사지방법원이 서울지방법원으로 통합됨에 따라1백70여명에 달하는 법관들의 수장이 될 거대 법원장에 누가 임명될지에 사법부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통합 서울지법원장에 대한 관심은 통합법원의 재판업무는 수석부장 판사 2명이 관장하지만 1백70여명의 법관에 대한 근무평정과 4백여명의 법원 일반직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자리일 뿐만 아니라 대법관 임용에서 법원행정처차장과 함께 0순위 다툼을 벌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현재 통합 서울지법원장에는 정지형 서울 민사지법원장(고시 16회)이 가장유력한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10일 김영진서울고법원장(고시 13회)과 이영범 광주고법원장(고시 15회)이 사표를 제출한데다 지난 해 9월 이원배 전부산고법원장의 사퇴로 공석이된 자리까지 합해 고법원장이 3자리나 비게돼 정지형 서울민사·한대현 서울형사(고시 15회)·지홍원 서울 가정법원장(고시 14회)등 선임자 3명이 모두 고법원장으로 승진될 경우 의외로 서성 법원행정처 차장(사시 1회)이 통합법원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서차장이 대법원의 요직인 행정처 차장에 임명된지 불과 7개월밖에 되지않는데다 본인이 차장직에서 물러나기를 원치 않는 점이 문제.이경우 안상돈 부산지법원장(고시 16회)을 부산고법원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한대현·지홍원 두 원장만 고법원장으로 승진시키고 정 원장을 통합법원장에 임명하는 구도도 가능하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근대 사법부 1백년 사상 최초로 여성판사가 차관급인고등법원 부장판사에 임용될 것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져 있다.현재 서울 민사지법 합의 19부 부장판사로 재직중인 이영애 판사(46)가 그주인공.

이부장판사는 사시 13회에 수석합격한 뒤 서울 민·형사지방법원 판사,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 취득, 대법원 재판연구관등 법원 요직을 두루 거친 소위'잘나가는판사'.

그러나 이번 고등부장 승진 기수인 사시 13회 가운데 이 부장판사가 서열(연령순)로 6번째여서 더 이상의 고위법관 사표제출이 없을 경우 4자리 승진인사가 예상되는 고법부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다.현재 이 부장판사와 같은 기수로 나이 서열이 위인 부장판사들은 서울민사지법의 이창구, 권남혁, 서울 형사지법의 변동걸, 대구지법 박태호, 부산지법이영석 판사등 5명.

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들 5명의 지법부장들 전원 승진이 확실시되고 있어기존의 인사관행에 비춰 더 이상 변수가 없을 경우 승진서열이 뒷자리인 이부장의 승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올해가 근대사법 도입1백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상징적으로 첫 여성 고법부장판사를 임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두 고법원장을 포함, 현재까지 사표를 제출한 법관은 지법부장 및 단독판사급 중견 법관 등 모두 13명.

오는 24일께 단행될 예정인 지법부장이하 평판사 인사때까지는 5~7명 가량이추가로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지법부장이하 판사들의 대거 인사이동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예년에 없던 이같은 무더기 사퇴파문은 최근 청와대가 추진중인 사법제도 개혁움직임과 관련, 앞으로 변호사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미리 변호사로 개업, 터를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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