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제3장 강은 어디서 시작되나 2

제3장 강은 어디서 시작되나다른 아주머니가 온다. 젊은 아주머니와 젊은 할머니 중간쯤 되는 아주머니다. 인희엄마가 한참 이야기를 한다. 인희엄마는 보수가 맞지 않다고 거절한다. 또다른 아주머니가 온다. 다리를 잘록거린다. 아주머니 말이 교통사고를당했다고 한다. 인희엄마가 면담을 한다. 인희엄마는 또 안 되겠다고 거절한다.

"아무리 싸구려 밥집이라도 병신 둘을 둘 수는 없잖아. 내가 자선사업가도아니구. 흔해빠진게 노는 여편넨데 쓸만한 사람은 없군"

인희엄마는 한숨을 내쉰다. 마지막 술손님이 나간다. 셋이서 소주를 네병 비운 패다. 안주로 편육 한 접시, 낙갈 2인분을 먹었다. 계산은 늘 인희엄마가한다. 나는 계산을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비틀걸음으로 나간다."바깥 등 꺼라. 오늘은 종쳤어"

인희엄마가 말한다. 나는 바깥 간판에 달린 외등 스위치를 누른다. 바람 소리가 세차다.-영등할미가 얼어 죽겠다. 웬 늦추위가 이렇게 심할꼬. 이 추위가 끝나면 봄이 오려나. 할머니가 말했다. 이맘 때쯤 추위가 심한 날, 할머니가 구시렁거리는 말이었다.

"시우야, 외등 끄면 문 잠글줄 알아야지. 내가 몇 천번 말해야 알겠냐. 너하고 일년만 살았담 나도 바보가 되겠다"

인희엄마가 말한다. 나는 짜증스레 안방 앞에 우두커니 서 있다. 어느 방에서 자야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늘은 주방뒤 골방에 그냥 자고 싶다. 졸음이 온다. 인희엄마가 자라고 말을 해야 나는 잔다. 인희는 벌써 한잠에 들었다. 나는 식당문을 잠그러 간다. 바깥에 기척이 있다. 나는 문을 연다. 젊은 아주머니가 서 있다.

"저, 물을 게 있어서 왔습네다. 흥부식당 맞지요?"

젊은 아주머니가 묻는다.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 푸른색 방한복 사파리를 입고 있다. 얼굴이 동그랗고 눈썹이 짙다.

"늦은 시간인데…일자리 구하러 왔어요?"

인희엄마가 묻는다.

"네, 그렇습네다. 일하는 집 끝내구서 오니 늦었습네다"

젊은 아주머니가 인희엄마에게 절을 한다.

"지금은 어디서 일하시는데?"

"한강 저 아래쪽 강나룻집입네다"

"매운탕집들 쭉 늘어선 병목 쪽?"

"네, 그렇습네다"

"좋은 데 계시는데 왜 자릴 옮기려해요?"

"그럴 사정이 있습네다"

"말투가 이상하네. 혹시 중국서 온 교포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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