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감의 순간 포착 두 사진전 눈길

사진은 현실세계를 그대로 비추는 창, 혹은 거울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양한기법과 인위적 연출로 '만들어지는' 작품이 되기도 한다.강위원씨의 '백두산 사계전'(4월1~9일 대구문예회관)은 충실한 사실주의 기법 아래 민족의 영산, 백두산의 비경을 담아낸 것. 이에 반해 '사진·오늘의위상전'(3월31~5월31일 경주선재미술관)은 실험적 기법들이 과감하게 표출돼전위적 현대사진전쯤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민사협대구지부 창립회원전'(4월2~9일 대구문예회관)은 이처럼 다양한 경향들을 한자리서 감상하는 자리로매김할 수 있다.

'백두산 작가'로 알려진 강씨의 이번 전시회는 93년 첫 백두산전 이후 두번째. 계절을 달리하며 6차례 올랐던 백두산의 신비한 풍경을 그대로 전해준다. 장군봉 백운봉 천문봉 등 수많은 영봉들의 표정, 그중 한 봉우리에서 바라본 장엄한 일출과 일몰, 도처에 자리잡은 화산암으로 된 기암괴석, 원시림과 폭포들을 가로 2m가 넘는 대작으로 결정화했다.

대비의 미도 돋보인다. 산과 호수, 천상과 지상을 맞닿게 표현해 화면분할효과를 냈고 양광과 음광을 대비시켜 강한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그가보여주려는 것은 단순한 풍경만은 아니다. 우리 민족만이 느낄 수 있는 그무엇을 발견하려고 애썼다는 얘기다. 비룡폭포를 통해 흐르는 물줄기를 보며민족의 번영을 생각했다는 그에게 백두산을 찍는 것은 신앙으로까지 끌어올려진 작업인지도 모른다.

이 전시회에는 '백두산 신선'으로 불리는 중국 백두산자연보호국 생물촬영사왕영씨가 찍은 백두산 동식물전과 기홍성씨가 만든 백두산 모형도 같이 전시돼 풍성함을 더한다.

국내작가 9명과 외국작가 5명의 작품으로 꾸며진 '사진·오늘의 위상전'은무엇보다도 다양한 볼거리를 많이 던져준다. 강운구씨의 우리 농촌모습은 현실비판적인 앵글속에도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하고, 사진을 인화한뒤 불에태운 구본창씨나 동판을 부식시켜 사진옆에 배치한 김대수씨는 현대사진의경계를 가늠케하는 새로운 시도들로 이해할 수 있다. 외국작가 작품중에는항공촬영 사진이나 대상을 인위적으로 만든뒤 찍은 설치작품성 사진이 눈길을 끈다.

'사진의 프로화'를 표방하며 지난해 창립한 민사협대구지부의 회원전은 풍경 인물 보도사진부터 만드는 사진까지 다양한 경향들을 선보일 예정. 42명이 1년간 준비한 작품을 출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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