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더 답답한 '참사'이후

요즘 대구시민들은 억울하고 분통이 터질것 같다. 19일전 어처구니없는 가스폭발참사로 사랑하는 자식과 부모를 잃고 급우들을 떠나보냈다. 학교에 보낸아들의 주검앞에선 어머니의 통곡이, 수많은 부상자들의 신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그 엄청난 일들이 잊혀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국회는 사후수습의 뚜렷한 대책이나 진상규명을 위한 자리한번 갖지않고 모든 것을 대구시에 떠넘긴채 물러나 앉았다. 검경합수부나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의 수사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규명에 매달려 관계공무원이나 대백의 최고경영진에 대한조사가 진전되지 않는등 석연찮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벌써 잊혀져가나비통한 마음으로 슬픔에만 빠져있자는 것은 아니다. 해방후 육지에서 발생한최악의 참사이며 분명히인재가 부른 대형사고였는데도 책임질 사람이 아무도없다는데 시민들은 분노하고 답답할 뿐이다. 뭔가 속시원히 사고원인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부분들을정확히 밝혀내고 책임져야할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는것이다.

민주주의는 책임정치라고 한다. 말로만 문민정부라고 떠들어댈 것이 아니라바로 이런일에 문민정부다운 사후처리능력을 보여줘야할 것이다.사고 이튿날 김대통령이 현장을 다녀가면서 사고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처벌토록 하라고 분명히 말했다.

정부가 아직 사고원인규명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 않았고 보상등 수습이 마무리 되지않아 책임자문책등을 미루고 있는지는 몰라도 시민들에게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대구도시가스참사는 발생 첫날일부방송보도부터 시민들을 억장무너지게 만들더니 수사과정·사법처리규모·책임자문책등 시원한 구석이 하나도 없다.시원한 구석없어

검찰의 수사당무자는 관련공무원에 대한 처벌은 사고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책임을 물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간접적인 관련자라도 명확한 원인제공의 증거만 있으면 처벌이 가능하지않느냐는 법조계의다른 의견도 없지않다. 사실 검·경합수부가 대구도시가스폭발사고를 수사하면서 구포열차사고관련 삼성중건최고경영자의 무죄판결을 너무 의식해 공소유지에 집착한 것이 수사답보의 원인이 아닌가하는 지적도 있다. 관련공무원들에대한 수사가 부진하자 일부에서는 대구시의 배상책임문제때문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공무원이 사고원인제공자의 공범으로 처벌될 경우 현재 대백과 표준개발에 한정돼있는 보상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없지않다. 재판결과에 따라 대구시도 일부 책임져야하는 문제가 생긴다. 아무튼 수사부분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 대구시민들의 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대구시민을 화나게 만든것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4대 지방선거를 의식해 후유증을 하루빨리 떨쳐버리려는 의도인지는 몰라도 철저한 안전진단도하지않은 사고지점복구나 성급한 수사발표등 모두 서둘러 덮어버리려는 식이었다.

유족이나 부상자들과의 보상협의, 건물·차량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쉽게진척되지 않고있는 것으로 들리고 있다.

관계장관 책임져야

무고한 희생자나 피해자들에게추호의 부당한 배상이나 보상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나 수사당국이 선거를 의식하면 은폐·축소할 일이 아니라 사고원인을철저하게 밝혀내고 책임자의 문책도 사고의 중대성에 비춰 대구시장이나 관계장관 이상선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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