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도시의 푸른나무(116)

"먼저 가있어. 내가 가져갈께"채리누나가 말한다. 나는 빈 손으로 돌아선다. 룸으로 돌아온다. 아까는 룸을 찾는데 실수를 했다. 다른 문을 열어 욕설을 들었다. 그때, 식구가 있는 문에 붙은 숫자를 보아두었다. 6이었다. 문을 연다. 이번에는 실수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말야, 너 둘은 납품 없는 날엔 성지산으로 들어가. 애들도 가르치구, 찡오 지시를 받아. 난 내일부터 대진에 출근하기로 했다"말을 마친 쌍침형이 나를 본다. 나는 서 있다. 채리누나가 곧 들어올 것만같아서다. 채리누나가 오지 않는다.

"마두 넌 내일부터 단란주점 여기 일을 거들어. 맘보와 함께 청소와 심부름도 하구. 채리 말을 잘 들어야돼. 알았어?"

"예"

나는 잠을 어디서 자냐고 묻고 싶다. 옥상에서 내처 잤으면 싶다. 그래야 채소를 가꿀 수 있다. 병아리 모이와 물을 줄 수 있다. 그냥 두면 채소는 시든다. 병아리들은 곧 죽고 만다. 그것들은 지하실로 옮겨 올 수는 없다. 지하실은 햇빛이 없다. 흙도 없다. 잠은, 하고내가 물으려 한다. 쌍침형이 기요와짱구에게 말한다.

"쪽방은 오늘로 비워. 따로 쓸 용도가 있으니깐. 옥상에서 마두와 함께 자.아침에 대진에 한번씩 들리구"

"그럼 형님이 쪽방을 쓰요? 찍들이 들랑거리는데. 강변파두 나타나구. 위험하잖아요" 기요가 말한다.

"아냐, 내가 쓰지 않아. 내 걱정은 마"

문이 열린다. 채리누나가 들어온다. 소반을 들고 있다. 맥주 두 병, 콜라 한병, 야채 샐러드다. 채리누나가 그것들을 탁자에 놓는다. 채리누나가 쌍침형과내 잔에 콜라를 따른다.기요와 짱구에게는 맥주를 따른다. 들자며, 쌍침형이잔을 든다. 우리는 콜라와 맥주를 마신다.

"꼬리곰을 끓여놨어요. 회복기에 좋테요. 그것 들고 가세요"채리누나가 쌍침형에게 말한다.

"알았어. 나가 있어"

쌍침형이 채리누나에게 말하다. 채리누나가 나간다. 쌍침형이 탁자에 팔을짚는다. 어깨를 앞으로 숙인다. 우리 셋은 번갈아 본다. 나는 날선 그 눈길을피한다.

"키유, 짱구, 내 말 잘 들어. 이건 우리만의 약속이다. 종성으로 올라와 젖을 함께 먹은 식구로서 하는 말이야. 내가 그렇게 당하구, 난 분해서 잠을 못잤다. 이 복수만은 내 손으로 해치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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