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습이냐...인질구출이냐, 딜레마 빠진 서방세계

'공습재개냐!''인질석방이냐!' 유엔은 현재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에 대해 2차대전이래 가장 힘든 결단의 고뇌시간을 보내고 있다.4백여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이 세르비아군대에 볼모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유엔이 선택할 노선은 그만큼 '굴욕적인 운신의 제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자칫 잘못하면 과거 1차대전의 도화선이 된 1914년 오스트리아 황태자 페르디난드 암살에 버금가는 엄청난 뇌관의 폭발력이 이번 '유엔군인질'상황에도 잠재하고 있어 서방세계는그만큼 화.전양면의 기로에서 세르비아계 다음단계행동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내전이 시작되면서 미국내 강경주의자들은 이같은 상황을 예견, 초반부터 세르비아 응징의 예비조치로 보스니아에 대한 무기금수를 해제하고 강력한 공습으로 세르비아의 야욕을 저지해야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이에대해 프랑스.영국등은 자국군대의 안전을 의식, 소극적인 평화유지활동(구호품전달및 경계강화)에 주안을 둬야한다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측이 우려했던 이번 인질사태가 촉발됨으로써 전반적인 분위기는 미국주도의 무력응징쪽으로 기울고 있다.

현재 2만2천 유엔병력중 가장 많은 군대를 파병한 프랑스는 심각한 고민에빠져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취임열흘정도의 짧은 재임기간 너무도 가혹한 외교국방이슈가 자신의 머리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

이미 세르비아계는 자신들의 후원국인 세르비아와 러시아와도 적절한 거리를유지하면서 그들과 다른 자국국가이익을 위한 목적달성에 맹목적인 과격조치들을 구사하고 있다.

험준한 산악지대의 지형지물을 활용, 과거 티토대통령이 나치에 가했던 유격전술을 재연, 서방세계의 목을 조르는 세르비아계 과격행동은 '북핵'을 전면에내세워 벼랑외교를 구사하고 있는 북한의 불장난행태와 거의 흡사한 성격을띠고있어 더욱 지구촌을 어렵게 하고있다.

파리.박향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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