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체전중변 출간-다신의 예사상 총정리

조선후기의 실학자이자 경세가였던 정약용(1762~1836)의 예와 관련된 글을모아 번역한 '정체전중변'(실시학사경학연구회 편역, 한길사 펴냄)이 출간,실학자이면서도 정치개혁을 위해군주권의 강화를 의도한 다산의 지론을 살펴볼 수 있게 됐다.'조선후기 예송에 대한 다산의인식'이라는 부제에서 알수 있듯이 '정체전중변'은 17세기 후반의 예송논쟁을 재론한 저술로서 그의 학문적 특징과 정치적 입장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여기에서 다산은 군주와 사대부의 예를 구분하는 남인계의 예론을 계승하고 있다.

17세기 후반의 학자들이 주로 소에 의거하여 논쟁을 벌인데 비해 다산은 예경의 원문에 입각하여 군주에게 적용되는 예와 사대부에 적용되는 예를 엄격하게 구별, 군주의 위상을 제고하고 강력한 개혁의지를 지닌 군주와 이를 보좌할 수 있는 실무관료에 의한 개혁을 추진해서 조선후기사회의 각종 사회적 모순을 혁파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17세기 후반의 예송은 현종 숙종대에 걸쳐 효종과 효종비, 현종에 대한 조대비의 복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서인과 남인 사이의 논쟁으로 외견상 왕실의전례에 대한 견해차이이지만 실제는 왕위계승을 위한 원칙을 이해함에 있어남인과 서인의 학문적 차이를 보여줌과 동시에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양대 정치세력이 충돌하는 권력투쟁의 의미를 지니는 사건이다.정약용은 이 책에서 학통에 구애되지 않고 선배학자들의 예론을 비판하고있는데 공동 번역자인 김문식씨(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 수료)는 "경학에대한 정약용의 인식은 경전의 주석에 얽매여 독자적인 해석을 시도하지 못했던종래의 연구경향을 탈피, 그가 가졌던 학문적 자신감의 표현"이라면서 "다산이군주에게 적용되는 예와 사대부에게 적용되는 예를 엄격히 구별하고자 한 것은군주를 정국의 주도자로상정해서 개혁을 추진해가려던 구상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마무리지었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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