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과함께-도시의 푸른나무(149)

제6장 두더지는 땅을 판다 ⑩나는 강가에 쪼그리고 앉는다. 손바닥에 물을 받는다. 물에 담뱃재같은 부유물이 떠있다.강물을 본다. 가장자리 물은 뿌옇다. 기름띠가 보인다. 물밑으로 자잘한 이물질이 흘러간다. 아우라지가 생각난다. 구절천과 골지천은물이 너무 맑았다. 깊은 곳도 강바닥 조약돌이 보였다. 한 여름에도 손이 시렸다. 두 내가 합쳐지는조양강도 물이 맑았다. 이 강을 따라가면 아우라지에 닿을 수 있다고 미미가 말했다. 아버지도 그런 말을 했다.나는 두 손바닥에 물을 받아 세수를 한다. 손가락과 두 손을 꼭 붙이지 않으면 물이 샌다. 그걸 익히기는 멍텅구리배에서였다. 강훈형이 배워주었다.그 전에는 물이 손가락 사이로 너무 빨리 빠져 나갔다. 얼굴에 물만 발랐다.소리만 푸푸 냈다. 나는 소매로 얼굴을 닦는다. 한결 시원한 느낌이다. 나는다시 강을 본다. 새떼를 구경한다. 새들이 낮게 날고 있다. 물떼새와 도요새는 생김새가 비슷하다. 도요새가 조금 더 크다. 메추라기처럼 갈색털이다.물떼새와 도요새는 먹이사냥의 도사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물고기, 갯지렁이, 심지어 바위 밑에 숨어 있는 게까지 장아낸다고 했다. 그래서 부리가 사냥하기 좋게 길다는 것이다. 물떼새는 종류가 육십여종, 도요새는 팔십여종이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강 아랫쪽에 퇴적된 작은 섬이 있다. 갈대와 수초가 우거졌다. 새떼들이그곳을 터삼아 모여있다. 사람 가까이로는 오지 않는다. 해오라기도 그 작은새떼 사이에 드문드문 섞여 있다. 몸집이 크고 흰 털이다. 금방 눈에 띈다.움직이지 않고 꼿꼿이 서 있는 놈이 있다. 긴 부리로 물 속을 입질하는 놈도있다. 작은 새떼와 자리싸움을 않는다. 평화스럽다. 물총새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새떼의 비상을 구경한다.나도 날개가 있으면 아우라지로 쉽게 날아갈 수가 있다. 아우라지에도 많은 여름새가 살았다. 산에는 뻐꾸기, 솔딱새,박새가 살았다. 뻐꾸기는 낮이면 종일토록 울었다. 뻐꾸기는 멧새, 때까치,종달새, 노랑할미새 등지에 알을 낳는다고 아버지가 말했다. 남의 알 하나를둥지에서 밀어뜨려 깨뜨린 다음,자기 알을 살짝 낳는다는 것이다. 작은 새들은 뻐꾸기알을 자기가 낳은 알로 알고 기른다고 했다. 시애는 아버지 말을듣고 뻐꾸기는 나쁜 새라고 말했다. -그래서 뻐꾸기가 내 새끼 잘 키워줘,내 새끼 잘 키워줘 하고 저렇게 목청이 닳도록 울겠지. 할머니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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