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벤츠 포드 폴크스바겐 독자동차사 수뇌 파문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들이 하청업자들로부터 뇌물을 상습적으로 받아온 사실이 폭로돼 큰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이번주 시사주간지 '포커스(Focus)'는 이미 뇌물사건을 수사받고 있는 오펠(Opel) 자동차회사 뿐 아니라 폭스바겐, 독일의 포드사 경영주들도 하청업자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아 왔다고 보도했다. 이 추가보도가 있자마자정치권 전체가 이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독일사회가큰 충격을 받고 있다.

한 스위스 자동차하청업자의 자료를 인용, 보도한 포커스지는 지난 88년독일포드사 경영주가 17만5천마르크, 다른 고위간부 한 명이 8만5천 마르크의 뇌물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 폭스바겐사 경영주도 5만4천5백 스위스프랑을 받았다는 것. 이번폭로는 오펠 자동차회사의 뇌물사건수사가 아직 종결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만큼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주 오펠 자동차회사의 뇌물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다름슈타트 검찰청은 중간수사결과발표를 통해 40여개의 오펠의 하청회사들과 오펠사의 경영주를 포함, 약 2백44명이 뇌물수수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벤츠자동차회사측도 혐의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번 사건은 확대일로에 있다.

물론 뇌물혐의 당사자들은 아직 이런 혐의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는 상태지만 독일정치권전체가 이를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해야한다고주장하고 있다.

연방경제장관 귄터 렉스로트는 이번 사건을 "독일의 국제적 명망을 위협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전 헌법재판소 판사 헬무트 시몬은 독일인들의 점증하고 있는 부당이득추구와 이기주의정신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근면 정직하다고 알려진 독일인 스스로는 절대다수가 이번 사건에그렇게 놀라워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이번 사건을 계기로여론 조사기관 '포르사'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독일국민들의 85%이상이 뇌물수수는 독일경제에 흔히 있는 '관행'이라고 받아들이고 있고 단지 7%정도가 이번 사건을 예외적인 경우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독일인의 덕목으로 알려진 근면 정직도 이제 하나의 낡은 신화로만 남게된 것이다.

〈보훔(독일)·조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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