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보다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은 인간에게 새로운 스트레스를 주고있다. 이른바 테크노 스트레스다.컴퓨터는 편리함과 높은 생산성을 가져왔다. 그러나 새로운 사용법을 익혀야 하는 부담과업무강도의 증가, 전자파 장해 등으로 인간의 삶에 부정적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같은 과학과 기술의 역기능을 해결하려는 방안을 인간 공학이 제시하고 있다. 인간공학의 목표는 산업화와 과학 기술의 역기능을 최소화시켜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전철의 자동 매표기는 이 기계를 처음 사용하는 시골 할머니도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또 자동차의 계기판은 늘어나고 있는 고령운전자를 감안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이 인간 공학이 추구하는 목표다.인간 공학의 연구로 개선된 대표적인 예는 자동차 브레이크등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의 추돌을방지하기 위해 지난86년 이후 출고되는 승용차는 후미 브레이크등을 시야 중앙(자동차 뒷유리창의 중앙)에 위치하도록법제화했다. 이후 추돌사고는 급격히 줄었다. 브레이크등이 달린 위치에따라브레이크를 밟는 지연시간이 크게 차이난다는 인간공학적 연구결과에 따른것이었다.
항공기 분야에서도 인간공학 연구로 크게 개선된 사례가 있다. 일반 여객기는 조종을 위해 최소 3명의 승무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보잉757기는 기존여객기의 항공 계기판을 컴퓨터를 이용한 패널디스플레이로 통합,단순화시켜두 명의 승무원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
매킨토시 컴퓨터도 인간공학적 측면에서 컴퓨터의 개념을 바꾼 대표적인예다. 매킨토시는 지난 84년 복잡한 명령어를 배우지 않고도 그림운영체계(GUI)를 이용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최초의 대중용 PC로 등장했다. 이후 대부분의 컴퓨터는 그림운영체계를 갖추었다. 이 그림운영체계는70년대에 제록스사의 팔로알토연구센터에서 인간 - 컴퓨터의 상호작용연구로부터 탄생한 것이며 마우스나 비트맵 디스플레이도 이 때 개발됐다.소프트 웨어 뿐만 아니라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인간공학이 적용되고 있다. 직사각형의 키보드는 키를 누를 때 손의 모양을 손목을 중심으로바깥쪽을 향하게 해 10~20분만 지나면 손목이 뻐근해진다. 이 문제는 앉은자세에서 두 손을 자연스럽게 앞으로 내밀었을 때 손이 위치하는 모양으로 키보드를 설계해 해결했다.
또 키보드 대신 말로 컴퓨터와 대화를주고받는 음성인식및 합성시스템,설계도면 작성에 편리한 조이스틱이나 터치패드, 화면에 직접 손을 대서 동작시키는 터치패널 디스플레이 등도 등장하고있다. 모두 보다 빠르고 쉬우며편리한 물건을 인간공학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미래의 가전제품은 고품위 TV에 컴퓨터.전화 .팩스.쌍방향 TV 등이 복합된복잡한 형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기를 효율적으로 쉽게 사용하도록 하기위해서는 사용자에 대한 보다 많은 인간공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미국 AT&T사의 벨연구소에는 이러한 연구에 종사하는 연구원만 2백여명이 넘는다. 또 이웃 일본도 인간공학을 기반으로 일본 제품이 경쟁력을 갖도록 감성설계 기술개발에 매년 1천6백억원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나라의 인간공학 분야 연구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아직 초보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다양하고 충분한 특성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인간공학 분야는 조사와 실험을 바탕으로 자료를 축적해야 연구성과가 드러난다. 그런 만큼 이 분야연구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이러한 자료의 축적이 매우어려웠다.
최근 들어 시장개방과더불어 국제표준화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으며인간공학분야도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인간공학 분야의 표준화안 가운데 'ISO 9241'은 정보 표시기에 대한 국제표준으로 컴퓨터등 정보기기 수출에 많은 영향을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국제 표준화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국제표준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연구결과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앞으로 이 분야에 대한 기초자료축적에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관계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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