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복섬유공업 부도 원인 "올것이 왔다" 신호탄

수복섬유공업(대표송정호·40)의 부도소식을 지역섬유업계는 '이제 올것이왔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있다.특히 수복섬유는 동국,갑을,성안등 굵직한 회사들과 같이 섬유업을 시작하는등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데다 종업원 1백70여명으로 지난해에는 1천5백만달러를 수출,그래도 지역에서는 이름있는 중견업체였으나 결국 여름철을넘기지 못하고 도산,업계에서 떠돌고있는 '추석위기설'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있다.

겉으로 드러난 수복의 직접적인 부도원인은 과잉시설투자. 최근에 서구 이현동 본사에 고속 워터제트기 90여대를 들여온것을 비롯, 왜관공장에도 80여대를 들여온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아는 주변에서는 '관리부재'를 더 큰 원인으로 꼽고있다.중국시장 냉각으로 합리적인 경영을 해도 제직업체는 생존하기조차 어려운마당인데 직기 가동률이 30%밖에 안될 정도로 관리가 느슨했으며 품질마저저급해 판로를 잃었다는게 업계의 소문이다.

다행히 수복은 하청업체도 없고 금융부채는 담보로 해결될것으로 보이며영세업체들의 가공료 약20억원정도가 물린 상태라 이로인한 연쇄부도 파장은심하지 않을것로 보이나 업계원로인 부친의 사업을 2세경영인이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게 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보다 더 심각한데 있다. 지역섬유업계의 곪은 상처가 이로인해 빨리 터지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최대섬유업체인 동국무역이 임직업체를상당히 줄인데 이어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는 소문이 이제는 설득력을 갖고있는데다 갑을그룹도 박창호회장이 "적자인 섬유업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리하라"고 지시한것으로 알려져 지역섬유업계는 그야말로 앞날을 예측할수없는 불안감에 싸여있다. 더욱이 홍콩시장의 바이어들이 지역섬유업계의 어려움을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훤히 파악, 가격과 물량을 조절하고 있어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형편이다.비록 지난해 섬유호황을 빌미로 너나없이 신증설 대열에 뛰어드는 바람에업계가 과잉생산으로 타격을 입고있으나 섬유업의 대부격인 이들 대기업마저제위치를 찾지못한다면 지역섬유업계의 '파탄'은 상상을 초월하게된다. 윤주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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