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경식총재, 이형식관리부장 '형제한은맨' 탄생 "화제"

신임 한국은행총재로 발탁된 이경식전경제부총리가 자신의 친동생을 부하간부로 거느리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한국은행의 살림을 맡고 있는 이형식관리부장 (55)이 바로 그의 둘째동생이다.

총재와 관리부장이라는 '형제 한은맨'이 된 것이다.

혈육을 떠나서도 한은과 고대경제과 선후배이기도 하다.

이총재는 지난 5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62년 경제기획원으로 자리를 옮길때까지 5년간의 행원생활을 거쳤다.

이부장은 68년 입행해자금 조사 정책부서등을 두루 거친뒤 대구지점차장등을 역임하고 90년 1급으로 승진,임원의 반열을 목전에 두고 있다.물론 지난 89년 이총재가 금융통화위원으로 한은에 돌아왔을때 이부장은형님을 선배로 모신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의 상황은 그때와 크게 다르다.

33년만에 컴백한 큰 형님이 직속상관인 동시에 보스이기 때문이다.24일 한은본점에서 만난 이부장은 형님을 총재로 모시게 된 데 대해 "불편하고 운신의 폭만 좁아지는 것 아니냐"고 불만(?)이다.

그러면서도 "형님과는 성격은 물론 목소리까지 닮았으며 가는 길도 비슷해많은 것을 배운다"며 금방 말을 돌려 형님에 대해 깍듯한 예우를 갖춘다.이부장은 총재와 자신이 형제지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달가워하지않는 눈치였으며 별로 알려지지도 않은 것 같았다.

실제로 이총재의 총재임명이 알려진 이날 오전중 이부장의 방에는 쇄도함직한 축하전화가 거의 없었다.

의성군 가음면 순호리 속칭 '술모산'이 고향인 이총재의 집안은 구한말'경북의 5대집안'으로 불리울 정도의 명문가인 동시에 대지주였다.이총재의 조부 장화가 궁내부주사였던 이유로 고향에서는 이총재의 집안을'주사댁' 또는 만석꾼으로 부르고 있다.

이총재는 장화의 4형제중 막내인 원의 4남5녀중 장남이고 이부장은 3남이다.

'부'와 '재'를 함께 갖춘 주사댁 집안에서는 당시 일본의 명문대학에 5명이나 유학을 보내는등 '사각모'집안으로도 날렸다.

이들중 이총재의 사촌인 능식은 20대 초반에 서울대교수를 하다 6·25때납북됐으며 동경대경제학부를 나온 한식씨 또한 납북되는등 집안에 어려움도적지 않았다.

6·25와 농지개혁으로 몰락의 길을 접어들면서 고학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여전히 신명문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화려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능식의 부인인 김국배씨(72)는 한국탁구의 대모이며 신현확전국무총리가능식의 손아래 동서이고 강경식민자당의원은 처이질이다.

이밖에 이병태전국방장관이 이총재의 종질인 것을 비롯 권중돈·이학봉전의원,허진전대법관등이 친인척간이다.

김천이 고향인 처조부 이명균은 경북의 3·1운동을 주도하고 대한독립후원의용단을 조직,재무총장을 맡아 쌀3천석값인 10여만원을 대한민국임시정부에송금하는등 독립운동을 계속하다투옥되는 등 가까운 친인척이 당대의 명가로 일컬을만큼 기라성같은인물들이 활약하고 있다. 〈정택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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