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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증언한다-광복50년...전일본 위안부 수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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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주(만주)의 위안소이튿날 아침, 일본군복차림의 남자가 우리를 대구역으로 데려갔다. 역에서한 일본남자와 형사같이보이는 조선인 남자에게 우리를 넘겨주고는 가버렸다.

워낙 겁에 질린 우리는 한마디의 항변도 못하고 그들이 하라는대로 기차에올랐다. 기차는 하염없이 북쪽으로 달렸다. 승객들이 내리면서 봉천이니 하는 말을 하는 걸로 보아만주땅인듯 했다. 대구역에서 함께 탄 두 남자들은어디론가 가고 중국말을 하는 남자가 우리와 같이 갔다.

기차를 탄뒤 이틀인지 사흘인지 지난 어느날 저녁무렵에 우리는 비로소 기차에서 내렸다. 중국 동북쪽에 있는 도안성(도안성)이라고 했다. 우리를 데려온 남자는 군인 세명이 타고 있는 군용트럭에 우리를 태우고는 돌아갔다.트럭은 군부대와 민가가 있는 마을, 허허벌판을 지나 어느 외딴집앞에 멈추었다. 열댓명의 여자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모두 조선인들이었는데 대부분 스무살 안쪽의 나이로 보였다. 누군가가 "너희들은 돈받고 안왔느냐?"고묻길래 "강제로 붙들려왔다"고 했더니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그러느냐고 했더니 "여긴 군인들 받는데다"라고 했다. 군인들이 들락날락하는 것이 왠지 이상스럽긴 했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듣고보니 온 몸이 후들거리고 가슴이 떨려왔다.

사람들중에 서른대여섯살쯤 돼보이는 남녀가 있었는데 이들이 주인인것 같았다.

도착한지 사흘쯤 지나자 주인은 내게 방하나를 정해주었다. 방안엔 이불과요 한장씩에 베개가 둘 있었다. 당장 그이튿날부터 군인들을 받아야만 했다. 낯설고 물설은 중국땅에 끌려온것만도 기가 막힐 일인데 처녀의 몸으로정조를 잃고 꿈에도 생각못했던 위안부생활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캄캄하고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

그 근처에서 위안소는 하나뿐이었다. 그때문에 위안소를 찾는 군인들이 어찌나 많은지 여자 한명당 하루에 줄잡아 20~30명씩은 받아야만했다. 군인들이 부대를 나오는 아침시간이면 방문마다 길게 줄을 서있기 일쑤였다. 다행히 우리를 때리거나 포악하게구는 군인들은 그다지 없었지만 매일같이 수십명의 남자들에 시달려야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지옥같은 생활이요, 매일 죽는것이나 다름없었다.

그곳은 또한 노서아와의 국경지역이라 이루말할 수 없이 추웠다. 위안소엔양쪽으로 방이 두줄 쭉 들어서 있어 한 스무개쯤 됐는데 겨울이면 벽에도 얼음이 두껍게 얼어붙었고 천정에선 물이 이불위로 뚝뚝 떨어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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