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의 푸른나무(218)-강은 산을 껴안고(11)

우리 셋은 식당 안으로 들어간다. 방에는 손님이 있다. 우리는 홀에 자리를 잡는다. 아주머니가 물주전자와 컵을 가져온다. 짱구가 매운탕을 주문한다."메기, 쏘가리, 모래무지 적당히 섞고, 얼큰하게 끓여주슈. 공기밥 셋하구"

짱구가 주문한다.

"소주도 줘요"

순옥이가 말한다.

"열목어 없지요?" 내가 아주머니께 묻는다.

"없어요. 천금을 주고도 못자실걸요. 모래무지튀김이 술 안주로 좋은데?""그럼 그걸 한 접시 해줘봐요"

순옥이가 말한다.

"엇쭈, 마두도 뭘 아는 체하네. 열목어가 뭐야? 열대지방 수입 물고기냐?향어가 수입종이잖아"

"송천엔 있어"

내가 말한다. 송천을 거슬러 오르면 절벽 아래깊은 물에 열목어가 살았다. 깨끗한 물에만 서식하는 민물고기다. 아버지는 열목어가 천연기념물이라며 귀히 여겼다. 아버지는 송천과 골지천 상류 여러 곳에 열목어 보호팻말을만들어 세웠다. "열목어는 발이 시릴 정도로 찬물에서만 살아. 연어과의 냉수성 어족이지. 물의 온도가 높아져 산소 농도가 8PPM 이하로 떨어지면 곧바로 죽어" 아버지가 말했다.

"아주머니, 아우라지가 어딥니까? 우린 거기로 가야 하는데"짱구가 묻는다.

"여량 말씀이군요. 조양강따라 한참 올라가야 해요. 가다보면 큰 마을은거기밖에 없어요. 거기가 아우라집니다"

방 손님들이 홀로 내다본다.

"추석이라고 고향 내려온 분들이 아니시네 초행길입니까?"

점퍼 차림의 남자가 묻는다.

"이 친구가 아우라지 출신이라요. 고향 떠난지가 하도 오래라 길 눈이 어둡나봐요"

짱구가 대답한다.

"이 산골짜기도 엄청 변했지요.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지 않습니까. 아우라지가 정선아리랑 발생지라 요즘 텔레비에 자주 소개됐지요"점퍼가 말한다.

아주머니가 매운탕 냄비를 들고 온다.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 냄비를 얹는다. 나물반찬, 소주병, 잔, 수저를 나른다. 순옥이가 잔 세 개에 술을 친다.아주머니가 튀김 접시를 내온다.

"마두 귀향 축하로, 꺾자"

짱구가 잔을 든다. 업소 식구들은 첫 잔을 들때 브라보, 건배, 원 샷이란말을 하지 않는다. 꺾자라고 말한다. 짱구와 순옥이는 술잔을 비운다. 나는반 모금만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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