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문댐 낚시꾼·행락객물결-청정식수가 오염된다

주말인 지난30일 밤11시 청도군 운문면 지촌리 입구에서 2㎞ 떨어진 운문댐 수몰지구 구도로변(대천-산내간)계곡. 주차차량이 줄을 이어 서있는 가운데 각지에서 모여든 낚시꾼 50여명이 고기잡이에 여념이 없었다.낚시미끼로 사용되는 닭먹이 사료포대, 빈술병과 비닐봉지, 먹다버린 음식물 찌꺼기등 각종 쓰레기에서 흘러나온 썩은 유출수가 사람이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악취와 함께 곳곳에 어지럽게 널려있었다.대구와 경산, 영천주민들의 식수원 청도운문댐이 담수3년만에 병들어가고있는 현장이다.

낚시꾼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장소는 댐제방의왼쪽인 경주가는 길의 상류. 경주시역으로 접어들기 직전 긴다리(지촌1교)를 건너 왼쪽에 자리잡은지촌리.

이마을은 댐에 물이 차면서 '지촌낚시터'로 이름을 날리게됐다. 명성은 대구경북뿐 아니라 부산경남등 외지의 낚시꾼들에게까지 널리 알려졌다.사람들이 물가로 들어갈만한 곳에는 모두 철조망이 가로막고있고 수자원공사직원과 경찰의 단속도 간간이 이어진다. 하지만 낚시꾼들에겐 철조망도,단속의 눈길도 무의미한 존재.

운문댐 수질이 오염되고있다는사실을 확인하기위해서는 수질 성분검사도필요없다. 댐조성 전과 후, 주변의 달라진 외양에서 수질오염의 실체는 여지없이 드러난다.

댐이 시작되는 청도군운문면 신대천리. 수몰민들이 정착한 이농촌마을은주민 대부분이 상업에 종사하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주변을 찾는 행락인파와낚시꾼들이 급증한 이마을에는 각종 음식점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낚시방까지생겨났다.

운문사입구에서 언양방향으로 다가가면 댐의 수원이 흐르는 문복산 삼계계곡.영남최고의 여름철 피서지로 각광받는 삼계계곡에는 이미 음식점이 빼곡하다. 바람이 쌀쌀해진 날씨에도 아랑곳없이 관광버스를 대절한 행락객들의모습은 곳곳에 이어졌다.

한주민은 지난 여름 행락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았다며 "이물은 조만간 못먹는 물로 변할것"이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지난 93년5월 완공된 운문댐은맑고 깨끗한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건립된식수전용댐. 그러나 주변의 운문사, 삼계계곡등 관광자원과 수려한 자연을찾는 행락객에다 전국의 낚시꾼이 몰리면서 수질이 급속히 악화되고있다. 게다가 산장, 농장등을 빙자한 대형음식점이 규제없이 불어나고있어 수질악화는 가속화되고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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