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순시장 결별선언...국민회의 표정

지난 6·27선거에서 서울을 장악했다고 하는 국민회의의 김대중총재가 최근 서울때문에 고민이다. 바로 자신이 적극 지원해 당선시켰다고 믿고 있던조순시장이 국민회의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김총재로서는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조시장의 김총재와 국민회의에 대한 비난성 발언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조시장은 불참이유로 "정치에 신경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신당창당에 대해'유신쿠데타'에 비유한다거나 국민회의 불참을 군자의 화이부동(함부로 어울리지 않는다)에 비유하는등 계속해서 국민회의를 자극하고 있다.국민회의 측의 실망감은 대단한 것 같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좀 더 기다려보자"며 "결국 들어올 것"이라던 말도 이제는 쑥들어갔다. 김총재도 최근 "온갖 노력을 다해서 당선시켰는데 점점 말이달라지는 것 같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총재의 측근들은 또 "창당을 설명했고 양해도 됐었는데"라며 "조시장이 태도를 변화시킨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조시장의 이야기는 다르다. "정계복귀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 최후순간까지도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리고 신당창당 이야기가 나올 때도 김총재에게 "민주당을 통한 복귀를 건의했다"는 것이다.

김총재 주변에서는 "결별을 선언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기다리자"는 쪽이 더 많다. 김총재도 "당선시켰으면 됐다"는 쪽이다. 내년총선과 그이후의 일들을생각할 때 지금보다 관계가 나빠져서는 곤란하다는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자칫 정계복귀 이후 이제껏 잘 관리해 온 자신의이미지에 상처를줄 수 있는 일이 될 수 도 있다는 판단아래 악수(악수)를 두지 않으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언제까지 조시장에 대해 '우호적'입장을 견지할지 지금 가늠할 수는 없다. 다만 김총재와 조시장의 향후 관계를 점쳐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있는 것으로 오랜 측근들과 영입인사들이 조직책을 놓고 다투는 몇몇 지역구의 공천내용과 국민회의 소속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연말께 물러날이해찬부시장의 친정복귀를 들 수 있다.

최근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조시장의 전례에서 볼 때 김총재가 무턱대고 이미지만을 고려,영입인사를 우대할 수도 없다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기되고있다.이미지도 좋지만 충성심도 김총재의 '큰 일'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자칫 내부 불만만 고조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영입인사들에 대한 DJ측근들의 시각은 과히 좋지 않다.또 하나 이부시장의 정계복귀를 전후한 모양새와 후임자가 누가 될 것이냐도 관심이다. 이를 계기로 김총재와 조시장의 관계는 더욱 분명해질 것 같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부시장처럼 동교동 출신인사가 될 것 같지는 않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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