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한다는 것'이야말로 생명체와 무생물을 구분짓는 중요한 특성이다.현재 컴퓨터바이러스등 일부 컴퓨터 프로그램이 자기증식이라는 생명현상을흉내내고있으나 물리적 기계중에 자기복제를 하는 것은 아직 없다.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리 최근호는 스스로 복제하고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꿈의 로봇의 실현 가능성 여부에 대한 기사를 실어 관심을 끌고있다.미국알모스 국립연구소 이론물리학자인 클라우스 레크너(43)와 위스콘신대학물리학과 크리스토퍼 웬트교수(36)가 이론적으로 제안한 가상의 로봇 '옥슨'(Auxon)이 그것이다.서류가방만한 로봇 옥슨은 사막에서 모래를 채취해 특수용광로에 넣어 철,알루미늄, 실리콘 등 각종 물질을 만든다. 이 물질을 원료로 옥슨은 사막에격자형태양전지판을 만드는 한편자기와 똑같은 자식을 조립해낸다. 필요한에너지는태양전지판이 태양빛을 모아 만든 전력으로 충당한다.두 과학자는 옥슨시스템이 인류의 에너지난을 해결해 줄수 있다고 설파한다.태양은 1㎡의 지표면에 하룻동안 3백~1천W의 에너지를 쏟아 붓는 무궁한에너지원. 북아메리카 대륙의 40%정도 크기인 1천만㎡에 태양전지판 단지를만들면 인류가 쓰는 에너지의 25배나 되는 전력을 생산해 낼수 있다.이 규모의 태양전지판단지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건설하는데는 상상할 수없는 비용이 들어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옥슨시스템은 불과 10억~1천억달러의 비용만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결코 적지않은 액수지만 미국 1년국방예산이 2천6백억여 달러라는 점을 비교할 때 싼편이다.그렇다면 옥슨은 무슨 재주로 모래에서 공업생산에 필요한 각종 물질을 뽑아내 태양전지판을 만들고 자기복제도 할까. 두 과학자는 일반적인 모래나먼지에도 공업생산에 필요한 모든 물질이 함유돼 있다는 점을 키포인트로 삼고있다. 질좋은 광석의 경우 함유된 철이 30%에 이르지만 일반 모래는 5%에불과해 경제성이 문제인데 산화처리 기술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 화씨4천도이상을 유지하는 고온의 용광로에 모래를 넣어 산소를 분리,필요한 광물질을모래에서 추출해낸다는 주장이다. 전통적인 기술로 이같은 온도를 유지하려면엄청난 돈이 들지만 태양빛은 공짜이기 때문에 옥슨시스템은 경제성이 매우 높을수 밖에 없다.
옥슨시스템을 설치하고 나면 인간은 이후 작업과정에 개입할 필요가 거의없다. 단지 옥슨이 무제한으로 번식하는 것을 조정하고 복제 과정에서 나타날수있는 변종이 후손을 만드는 것을 막으면 된다.
그러나 옥슨시스템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만만찮다. 비판가들은 이들과학자가 옥슨로봇 제작에 대한 기계학적 가능성에 대한 전문적 고찰없이물리학적이고 이론적인 가설만 내세웠다며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입장을보이고있다.
또 성공여부를 떠나서 기계가 자기복제를 하는데 따른 생태계적 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계의 자기복제가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을 지니고있다는 점은 이론적으로 70년대 이미 제시된바 있는데 프리드만 다이슨이란 미국 물리학자가 내놓은 가설 '바위먹는 기계'(Rock Eater)가 그것이다. 바위먹는 기계는 햇빛을 에너지원으로 해서 암석을 부숴 에너지를 재생산하고 자기복제를 하는데 이 기계의 끊임없는 활동 때문에 지구가 결국 사막화한다는가설이다. 레크너와 웬트도 "옥슨시스템에 관한 아이디어는 건전하지 못한것일 수도 있다"며 이를 어느정도 인정하고있다.
디스커버리지는 그러나 이 두 과학자의 가설은 에너지난에 시달리는 인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며 이들의연구진척도에 따라 옥슨이 현실과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결론짓고 있다.
김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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