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도체전 화제-역경이긴 의지의 산골소녀

산골소녀가 온갖 역경을 이기고 제35회 경북학도체전 원반부분에서 우승을안아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영양여고 2년 남인순양(17)의 우승기록은 29m48. 자신이 연습때 세운 기록34m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그에게는 의미가 남다르다.

도단위 이상 대회에 출전해 1등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남양이 아버지를 여읜 것은 국민학교 4학년때. 살림이 갈수록 기울어 중학1년때 시작한 육상을 잠시 중단해야 했다. 지금 국민학교 1학년인 막내 동생을 돌보는 것도 남양의 몫이다.

올해초 언니마저 직장을 찾아 대구로 나가버려 영락없는 '소녀가장'이됐다.

이런 남양이 다시 육상을 시작하게 된 것은 오운석선생님(41·체육교사)의따뜻한 배려 덕택이었다.

시골학교라 재정상태가 어려워육상부 5명에 대한 '간식지원'조차 힘겨운 상황이 계속됐지만 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원반전용화를 살 돈이 없어 일반운동화를 신고 훈련을 했다.

하계합숙훈련은 교실을 숙소로 사용하고 집에서 가져온 쌀로 밥을 직접 지어먹으면서 강행했다.

"운동에 몰입하면 가정형편 등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집니다. 허기가 질땐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운동은 저에게 새로운 희망을 줍니다"남양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싶어 '고아원 원장'이 되는게 어릴적 꿈이었는데 이 소망은 아직껏 변함이 없다고 했다.

물론 내년 전국체전에 참가,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도 포기할수 없는 목표다.

오교사는 "전국체전 여고 원반 우승권이 36m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겨울훈련만 충분히 하면 금메달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그만큼의 뒷받침이 되느냐에 달렸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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