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노태우전대통령의 대국민사과문 발표이후 정가의 공방이 더욱 가열됐다.청와대와 민자당은 '일단 긍정'의 자세를 보이면서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반면 야 3당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속수사와 해외은닉자금 조사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이날 오후 여야는 총무회담을 갖고 검찰의 철저 수사 요구방침을 재확인했으며 국정조사권발동이나 6공청문회개최는 수사결과를 지켜본뒤 논의키로 했다.
4당총무회담에서는 △ 비자금 사용내역에 대한 철저한 수사 △ 해외비자금추적 수사결과 국민에게공개 △ 노씨를 포함한 비자금관련자 전원출국금지조치 등을 정부당국에 촉구하기로 했다.야3당에서는 합의문에 구속수사를명기할 것을 주장했으나 민자당의 반대로 '철저수사'선에서 절충된 것으로알려졌다.
○…청와대는 노씨의 대국민사과문 발표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채 검찰수사 등 사태진전을 두고 보자는 조심스러운 관망자세를 보였다.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 귀국전에 노전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며 사과발표의 의미를 평가하고 대통령귀국에 따라 해결에 가속도가 붙을 것을 기대했다.
○…민자당은 이날 손학규대변인을 통해 "노태우전대통령이 비자금과 관련하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어떠한 심판과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하고 당국의출석조사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고 한 자세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짤막한논평을 냈다.
그러나 이날 밝힌 비자금 내역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한 채 검찰수사를촉구하는 선에서 논평을 대신했다.
손대변인은 "노전대통령이 오늘 밝힌 비자금내역의 진위에 관하여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기대하며 결과를 지켜볼 것이다. 검찰에서는 우리당에서 거듭 밝힌 바와 같이 이 문제와 관련해 한점 의혹도 없이 진실을 규명해 주기바란다"고만 밝혔다.
○…국민회의는 "노씨의 사과는 아무런 내용이 없으며 현정권과 노씨측이사전에 정치적 흥정을 한 내용"이라며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나섰다.
박지원대변인은 "노씨가 비자금 사용처와 14대 대선자금지원에 대해서는언급도 하지 않은 것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며 김영삼대통령을 겨냥, "지난 대선당시 노씨로부터 받은 대선자금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못박아 비자금문제를 대선자금공개로 확대할 것을 분명히 했다.국민회의는 이날 오후 긴급간부회의를 열고 "노씨의 사과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규정하고 수용불가를 분명히 했다. 또 검찰수사가 노씨의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노씨 일가의 부동산, 해외자산에까지 확대돼야 하며 비자금과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원조전의원과 금진호의원도 조사할 것을촉구키로 당론을 모았다.
○…민주당은 "노씨 사과문발표는 한마디로 파렴치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난하고 구속수사와 국회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민주당 대부분의 당직자가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었는데 노씨가 비자금을통치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조성경위와 사용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변명에 급급했으며 대선자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는 점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규택대변인은 "통치자금자체가 범죄행위임에도 사죄없이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즉각적인 구속수사로 비자금 조성경위와 사용처 및 스위스은행등 해외비밀계좌등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은 노씨의 사과가 국민의혹에 대해 해명한 것이 아니라 변명만늘어놓은 것에 불과했다며 역시 즉각적인 구속수사를 요구했다.안성열대변인은 "사과문에는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하고 어디에 썼는지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준게 없다"고 '사과'를 평가절하했다.
자민련 당직자들도 "국내은행 뿐만 아니라 스위스은행 등 해외은행에 예치된 비자금 내용도 밝혀야할 것"이라고 일제히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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