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내일은 내일의 해가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다리가 내려앉고 빌딩이 무너지며 길바닥이 폭발로 날아가더니만 이제 국민의 마음이 비자금으로 무너져 내리고, 뻔한 거짓말에 시민의 분노가 폭발한다. 그 와중에도 별들은 앞을 다투어 정치가가 되겠다고 나서고, 심지어는일국의 검찰총수가 물러난지 며칠만에 정당대표 옆에 다소곳이 앉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한다. 정치가 뭐길래 그리도 시끄럽고 우리의 마음을 슬프게만드는가. 온통 파행과 비리투성이었던 그 정치를 고쳐보겠다며 뛰어드는 신진세력의 노력은 온데간데 없고 정치는 무슨 블랙홀이라도 되는듯 끊임없이갈등과 소음을 만들어내기만 한다.

정치가의 수준은 그 나라의 수준을 맴돈다 한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만약 굳이 제대로 본연의 의무에만 충실하였더라면, 언론이 정론을 펼쳤더라면, 종교지도자들이 좀더 세속에 물들지 않았더라면, 검찰과 사법부가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법치주의를 제대로 구현하였더라면, 70년대의 국민의식이지금과 같았더라면 이 나라가 이꼴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때 우리의 역량과 지혜가 그것 뿐이었으니 또 그때는 우리가 해야할 일이 얼마나많았는가.

역사를 단축하다보니 여기저기에 무리가 따르기도 하였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민의식이 다르고, 이 나라를 지탱하는 여러 집단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그 와중속에서도 이만큼이나 나라를 세워왔는데, 절망하지 말자. 그래도 이 지상에 우리만큼 역동적이고 미래가 있는 나라는 드물지 않는가. 자동차와 반도체칩을 수출하는 나라,이제 법과 질서를 세우는 일에도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내일의 해가 뜨겠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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