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뿐인 월드컵 꿈나무 육성

"대구시내 조등학교 축구팀 6개뿐"

1일 오후 2시 축구 초등연맹리그전이 열린 대구공고 운동장.섭씨 30도가 넘는 불볕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어린 꿈나무들이 운동장을 누비고 있었다.

새카맣게 그을은 얼굴에 비지땀을 흘리며 공을 쫓는 어린선수들의 모습은 한국축구의 미래가 희망적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코치들의 고함소리, 삼삼오오 짝을 지은 학부모들의 응원은 그것만으로도 비어있는 관중석을 메우기에 충분할만큼 뜨거웠다.

그러나 이런 열기에도 불구, 대구지역은 초등학교 축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형편이어서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현재 대구시에 등록된 초등학교 축구팀은 6개. 광역시중 가장 적은 숫자인 것은 물론 초등연맹리그전이 벌어지는 20개 지역 가운데 팀 숫자면에서 꼴찌를겨우 면했다.

그나마 팀마다 선수의 수가 13~15명에 불과해 간신히 팀을 유지하는 실정. 시합중 부상을 입거나 지친 선수가 생겨도 교체할 선수가 마땅찮은 현실이다.

이에 대해 축구관계자들은 학부모들의 기피와 학교측의 무성의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대개의 학부모들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며 반대하고 특히대구는 타지방에 비해 그 정도가 유난히 심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각급학교도 재정문제 등을 들어 축구부창단은 무조건 피하고 보자는 식이어서팀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들마저 존폐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

월드컵 개최국에 걸맞은 경기력 향상과 저변확대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의 현실에 대한 인식전환에서 출발해야 한다 는 한 축구인의 얘기가 아프게 들렸다.

〈허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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