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을 지나면서 염소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필자를 안내한 지도원은 김정일의 독려에 의해 염소사육이 권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고기(개고기) 요리에 사용되는 황구와 함께 염소가 부족한 단백질 섭취수단으로 애용되고 있음을 알수있었다.
화성 인근의 밭에는 조그마한 움막이 종종 눈에 띄었고, 이곳에는 밭작물 도난을 지키려는 듯 사람들이 작은 움막위에 올라가 밭쪽을 보고 있었다. 곳곳에는허수아비도 세워져 있었다. 식량난 이후 북한 농촌사회의 흉흉한 민심을 읽을수 있었다.
칠보산 가는 도로변에는 자신의 집앞 밭뙈기를 가꾸는 주민들의 모습도 많이보였다. 자주 보이는 국가포전은 나의 포전 이라는 구호간판도 북한 주민들이국가소유 논과 밭보다 자기집앞의 논과 밭의 경작을 더 우선시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반증해주었다.
나진-청진간에는 논은 거의 볼 수 없었고 대부분이 옥수수밭이었는데 옥수수잎이 누렇게 된것이 많아 작황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지역별로 논과 밭의 형편에 따라 주민들의 옷차림과 생활형편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 곳에도 지역이기주의가 어느정도 작용하고 있는게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정상적인 공산주의 사회체제라면 작황이 좋은 지역의 작물 일부를 거두어 작황이 제일 좋지 않은 지역에 배분되는 것이 원칙일터인데 이러한 수송과 배분체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진을 출발해 칠보산으로 가는 도중 주유시설이 제대로 없는 듯 필자가타고 간 차량 뒤편에 플라스틱 휘발유통을 싣고 가 차가 흔들릴때마다 휘발유냄새가 나 고생을 했다.
화성을 거쳐 명천군에 들어섰고 얼마를 더 가자 칠보산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칠보산 입구에는 초소와 관광 안내를 위한 그림 간판이 보였고, 이내 요양소가 나타났다. 몸이 불편한 주민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온천시설과 숙소가있었다. 지리적으로 요양소가 들어설 최고의 조건이었다. 요양소에서 얼마 올라가자 개심사가 보였다.개심사에 당도하자 함경북도 행정위 당국의 연락을 받고필자를 맞을 안내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60대 안내원은 개심사는 826년 발해시기때 대원화상이 창건했다 고 소개하고,금강산에 있는 사찰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라고 밝혔다. 현재 개심사에는 묘향산, 금강산과는 달리 수도를 하는 스님이 없어 절간만 외롭게 서있었다.안내원은 조 선생이 분단 이후 칠보산과 개심사를 찾은 외부인으로는 최초의방문객이다 고 반가워하며 사찰의 역사를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그는 지난6월초 김정일이 칠보산을 친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이 곳의 관광지개발이 나진-선봉지대와 연계해 활발하게 추진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화성부터 도로확장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고, 칠보산 입구서부터 산길까지가 비록 비포장도로이지만 땅이 제대로 골라져 있었다.
화성인근에는 도로확장을 위한 듯 개천 보수에 상당히 많은 인력이 동원돼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고 길가에 개천에서 퍼낸 돌멩이들이 한가득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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