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북일가 체포대비 극약 소지

"최영도씨 뉴욕서 기자회견"

[뉴욕] "정말로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딸(현실) 일가족이 북한을 탈출, 무사히 한국으로 오기까지 그동안 얼마나 불안하고 가슴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우리 딸 일가족이 드디어 한국으로 오도록 도와주신 한국 정부관계자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북한을 탈출,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망명한 김경호·최현실씨 일가족의 탈출을 도운 최씨의 아버지 최영도(崔暎道·79)씨는 9일 오후 뉴욕시 플러싱에 위치한 한식점인 '미동각'에서 기자회견을갖고 딸 일가족의 북한 탈출성공에 감격한 나머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최씨는 이날 부인(최정순·77)과 아들 철호씨(47) 부부, 그리고 둘째딸 현화씨(42)등 미국에 거주하는 일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딸 일가족의 탈출동기, 탈북계획 수립에서부터 탈출 과정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털어 놓았다.

최씨는 "북에 남겨두고 온 딸이 그리워 4년 전 수소문 끝에 딸의 행방을 찾아내 그동안 서신연락과 함께 생활비 명목으로 얼마간의 송금을 해왔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점차 북한에서 살기가 어렵다는 딸의 호소에 따라 딸 일가족을 탈북시키기로 결심, 올해 초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고말했다.

최씨는 자신이 비록 딸 가족의 탈북 계획을 세웠으나 건강이 여의치 않아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부인의 공이 컸다고 밝히고 "딸 가족은 심지어 중국으로 탈출한 후 만약 중국 공안당국에 붙잡힐 경우에 대비, 모두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위해 극약을 소지하는 등 결심이 대단했었다"고 소개했다.

최씨는 또 딸(현실씨)이 연변에서 어머니를 50년만에 처음으로 만났을 때 몸이 불편한 남편(김경호씨)을 북에 두고 그냥 탈출하려던 계획을 전해듣고는 딸에게 "그건 안된다. 북으로 다시 건너가서 같이 넘어오거나 아니면 북에 남아 있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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