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구약성서 창세기 첫머리부분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 형제는 에덴동산의 주인 아담과 이브가 만든 사랑의 결실이었다. 그러나 농사꾼인 맏아들 카인은 양치기였던 동생 아벨을 들판에서 무참히쳐 죽인다. 이유는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는 받아 주었으나 카인의 것은 받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살인은 반목에서 비롯되고 반목의 원초적 시원(始原)은 편애에서 출발한다. 진부한 비유지만 우산장수와 나막신장수 두 아들을 둔 노파의 근심도 따지고 보면 카인과 아벨의 부친 아담의걱정과 일치한다. 카인콤플렉스를 비롯하여 모든 갈등은 편애라는 씨앗에서 움트기 때문에 우린이를 경계해야 한다. ▲이번 탈북일가의 사실상 사령탑인 뉴욕거주 최영도씨는 기자들의 "기쁘냐"는 질문에 "기쁠수만 없다"고 말했다. 최씨의 주름진 얼굴엔 딸인 현실씨 일가 17명의 44일 간대장정이 '성공리에 끝났다'는 안도가 기쁨으로 묻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미처 탈출하지 못하고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잔류가족을 생각할땐 웃음꽃이 핀 얼굴이 금방 먹구름속으로 감춰지고 말았다. ▲목자의 마음은 항상 돌아온 아흔아홉마리의 양보다 길잃은 한마리의 양을 근심한다.최씨의 얼굴이 바로 편애를 거부 求 목자의 얼굴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와 언론은 이번 탈북일가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북에 머물러 있는 고통받을 한마리 양을 조금이라도 생각해본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탈북과정의 공개는 재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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