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4시 대구 중구의회 본회의장에선 요즘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보기 힘든 '해프닝'이연출됐다. 이틀전 실시된 제2대 중구의회 2기 의장선거 결과 이훈(李勳)현의장 유임이 결정됐으나40시간만에 다시 장영관(張泳寬)의원으로 뒤집어진 것.
사건의 발단은 1차 투표후 발견된 문제의 1표 때문. 이 한표는 기표란에서 벗어난 왼쪽 윗부분에서 선명한 날인이 찍힌 무효표였다. 그러나 장의원이 곧이어 이의제기를 했지만 묵살됐고, 다른의원이나 의회사무국직원 누구도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이튿날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장의원은 다시 문제를 제기했고, 의원들은 '무효표 발견시 재투표 실시'를 결의했다. 무효표가 발견되면 투표결과는 10대8이 아닌 9대8이 된다. 18표 중 누구도 과반수를 획득하지 못해 재투표 실시는 당연한 상황에서 의원들은 전혀 불필요한 결의를 한 셈이다.우여곡절 끝에 재검표가 실시됐고 당초 문제가 됐던 1표는 통합선거법 179조 1항 6호에 해당되는무효표임이 밝혀졌다. 27일 오후 2시에 시작된 회의는 정회를 거듭한 끝에 이튿날 새벽 4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재투표에서 장의원은 11표를 획득, 2기 의장으로 선출됐다.이를 지켜본 중구청 관계자는 "뻔한 무효표를 보고도 '문제없다'며 넘겨버린 의원들이 무슨 '민주주의'를 하느냐"고 일갈(一喝)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의원 자질 운운에서 그치지 않는다. 의도적인 무효표를 던진 의원은 과연 누구인가, 무엇을 노리고 무효표를 택했는가, 장의원은 어떤 확신에서 투표 결과가 잘못됐음을 꾸준히 주장했나 등등의 의문이 남는다.
한 구청 관계자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2차 투표는 계획된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내뱉었다. 그렇다면 12만 중구민을 우롱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앞날을 어둡게 한 이 시나리오의 주인공들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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