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미증유의 금융 사고로 민심이 흔들리고 경제가 뒤죽박죽인 판에 정치권은 지금까지 문제의본질을 파헤치고 수습책을 마련해야할 핵심사명과는 동떨어진 행동과 정치공세로 일관, 국민을실망시키고 있다. 지금 우리에겐 어떻게 5조원이란 천문학적 규모의 금융 특혜가 이루어졌는가를낱낱이 밝힘으로써 국가의 도덕성을 회복하고 위기국면의 경제를 회복시키는 한편 극도의 배신감으로 허탈해 있는 민심을 달래는 일이 급선무다.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엉뚱한 과녁을 겨냥 갑론을박하는 모습이어서 국회를 열지 말자는 것인지안타깝기만 하다. 4일의 김대중총재 회견만해도 그렇다. 우리는 야권의 지도자인 김총재의 회견을통해 경색됐던 여야대화창구가 활짝 열릴 것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김총재는 이날 그동안의 주장에서 한발 물러섰으나 김영삼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과 거국내각 구성이란 새로운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정국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김총재의 이날 주장이 설령이치에 맞는 얘기라 할지라도 현시점 한보 의혹 규명을 기대하는 국민의 가슴에 와닿는 얘기는아니었다.
김총재 자신도 김대통령이 탈당→거국내각구성의 수순을 밟으리라곤 눈꼽만치도 생각 않을것으로짐작된다. 그런 터수에 이런 말을 하는것은 권노갑의원이 이사건관련 1억5천만원을 받은것등 야권의 문제를 염두에 두고 "국회 문을 열지 않겠다"고 딴전피우는 것 아니면 대선 연계 전략의 일부라고 볼수밖에 없다.
우리는 김총재가 지금 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소한것은 양보하더라도 빨리 국회 문을 열어'한보의혹'을 청천백일하에 밝혀내는 것이며 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대선전략(大選戰略)임을 충고한다.
신한국당 총재인 김영삼대통령도 문제의 핵심을 겉돌기는 마찬가지다. 한보사태 해결은 2천년대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와 경제의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엄정히 의혹을 규명, 뒷마무리해서 국가의 도덕성을 찾는다면 모르겠거니와 그렇지 않다면 누가 정부를 신뢰할 것인가. 그런데도 김대통령은 의혹규명과 한보의 사후대책(事後對策)에 대해 결연한 자세를 보이지 않고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듯한 인상이다. 대통령이 확고한 결단이 없기때문에 정치권 모두가 흑색선전이나 낯뜨거운 욕설로 일관되고 있는 것이다.지금은 행정쇄신 운운할때가 아니다. 대통령스스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태도표명과 결연한 자세로 의혹을 규명하고 성역없이 매듭지어 국가 도덕성과 국민신뢰부터 회복해야한다. 그 다음에행정쇄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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