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9일 겉으로는 평소 휴일과 같은 조용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정·관계 의혹에대한 본격수사를 위한 준비태세를 갖춰나가는 등 '정중동(靜中動)'의 분위기였다.특히 수사팀은 7, 8일에 이어 설연휴 마지막날인 이날에도 오전중에 전원이 출근, 본격소환에 대비한 기초조사와 법률검토를 마무리하고 소환대상자의 대체적인 윤곽을 최종 정리함으로써 정치권과 고위공무원에 대한 사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최병국(崔炳國) 대검 중수부장은 최근 언론이 대선자금등 정치자금 제공과 관련된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수사의 초점이 아니다"고 역설.최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이 평소 관심을 갖고있던 정치자금법과 관련해 '순수정치자금은 처벌이 어렵다'고 언급한 일반론을 이 사건과 같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입시켜 본질을호도치말라"고 호소한 뒤 "대출외압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한 뒤 돈의 성격을 규정할 문제"라고강조.
최부장은 특히 "이번 수사가 정치자금 수수를 조사하는 것이라면 현역 국회의원들을 모두 조사해야 한단 말인가"라고 불만섞인 어조.
○…검찰은 정치권수사 본격착수 여부와 관련, 직설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어조를 낮추는 등 상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여 지금까지의 적극적인 수사태도와 사뭇 다른 모습.
최부장은 '정치권및 관계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이냐'는 계속되는 질문에"오늘까지 조사해봐야겠다"는 알쏭달쏭한 답변을 되풀이하며 "아직까지 소환계획은 잡혀있지 않다"고 언급.최부장은 그러나 "단순히 주장이나 성만으로는 사실관계를 확정할 수 없다"고운을 뗀 뒤 "오늘밤중으로는 소환여부와 소환대상자의 범위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본격수사 방침을간접시사.
이를 두고 검찰주변에서는 "수사일정상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다 설연휴 마지막날 적극적으로 본격수사 방침을 밝힘으로써 정치권이나 관계를 위축시키는것이 수사기법상 모양이 좋지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분석이 대두.
○…정태수(鄭泰守) 한보그룹 총회장은 이날까지 설연휴기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한채 대검청사에 불려와 정·관계 외압의혹과 관련, 집중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곧 시작될 정치권 사정에 앞서 검찰의 막바지 '짜내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
한 수사관계자는 "수사의 '맥'을 놓치지 않고 가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기간내의 집중조사가 불가피하다"며 "현재 정총회장은 포괄적으로 정치권 로비를 시인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설명.
정총회장은 설날인 8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설날식단으로 식사를 마친 뒤 곧바로 검찰에 소환돼이날밤까지 계속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부장은 정태수총회장의 구속만기일(19일)까지 수사일정이 빠듯하다는 종래의 입장과는 달리 이날에는 상당히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반응을 보여 그 배경을 두고 추측이 무성.최부장은 "정총회장의 구속만기일까지 10일밖에 남지않았는데 일정에는 차질이 없느냐"고 묻자가벼운 미소를 띠며 "아직 10일이나 남았다"고 답변, 지난주초 "구속만기일까지 수사가 매듭될지모르겠다"던 태도와는 크게 대조.
○…한보사태와 관련해 검찰의 출두요구를 받은 국민회의 권노갑(權魯甲)의원은 10일 아침 일찍일어나 자신의 소환소식을 알리는 조간신문을 읽고 TV 뉴스를 지켜보는 등 긴장한 모습.권의원은 김대중(金大中)총재와 상의없이 자신의 판단으로 검찰출두를 하루 늦춰 11일오후 2시소환에 응하겠다고 통보, 일단 검찰조사에 대비한 '시간벌기'에 주력하는 인상.권의원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김총재에 검찰 출두시기를 협의한뒤 박상천(朴相千)총무와 당내 율사출신 의원들을 만나 법적 대응책을 강구할 계획.
그는 검찰출두 연기이유에 대해 "어젯밤 검찰 관계자로부터 전화로 4차례 소환요구를 받았으나나도 공인으로 스케줄이 있는만큼 적어도 12시간이전에는 알려줬어야 했다"면서 "검찰이 '오늘출두하지 않으면 홍인길(洪仁吉)의원과 비교해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한 것은 구색맞추기식 소환일 뿐"이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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