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묻은 아들을 또다시 묻는 심정입니다"
12일 낮 12시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영남중학교. 이 학교 혜당기념관에선 이날 47회 졸업식이 열렸다.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졸업의 기쁨에 들뜬 표정이었다. 하지만 95년 4월 상인동 가스폭발 참사로 숨진 아들의 졸업장을 받아든 학부모 10여명은 식장 한켠에서 붉게 충혈된 눈자위를훔치고 있었다.
폭발참사 당시 이 학교 2학년이었던 학생17명은 이날 '영혼 졸업식'을 치렀다. 아들 지한군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대구시의원 정덕규씨는 "주인 없는 졸업장을 받으니 지한이 모습이 아른거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희생된 학생들의 친구였던 졸업생들과 교사들도 졸업식에 참석지 못한친구와 제자를 추모하며 쓸쓸해했다. 졸업생 김기범군(15)은 지한군의 단짝. 추모문집에 '지한이에게 보내는 편지'를 싣기도 했다. 김군은 "지한이와 함께 졸업의 기쁨을 나누었으면…"하며 울음을 삼켰다. 정민표 교무주임(46)도 "졸업식때마다 숨진 학생들만 생각하면 가슴이 저린다"며 고개를 떨궜다.
졸업식후 희생학생의 부모들은 학교안 '4·28 기념관'을 둘러봤다. 전경련과 대구시에서 보내온기금 8억원으로 건립중인 기념관은 오는 4월쯤 개관될 예정이다. 1층엔 희생된 학생들의 사진과추모문집 등이 전시되고 2~3층은 도서실로 사용된다.
희생학생 부모들은 졸업식을 마친 뒤 졸업장과 앨범을 들고 학교에서 5백m정도 떨어진 본리공원내 4·28 희생자 위령탑을 찾았다. 이어 이들은 불러도 대답없는 아들의 이름을 목메어 불렀다."지한아…,창윤아…"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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