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소업체 공신력퇴조... "自救난관"

협화·태성주택에 이어 지역 중견주택업체인 (주)에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역 주택건설업계가큰 충격을 받고 있다. 섬유와 함께 대구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건설업계의 총체적 위기상황을 긴급 진단해 보고 주택업계의 실상과 대책등을 3회에 걸친 시리즈로 엮어본다.지역 등록업체들중 상위에 올라 있는 협화 태성 에덴의 법정관리신청이 중소주택업계에 미치는파문은 엄청나다. 지역 중소주택업계는 현상황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보고 있다.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물량의 증가가 주택업계를 지금의 위기로 몰아왔지만 지역 중소업체들은 앞으로의 경영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협화, 태성, 에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지역에서 활동중인 중소주택업체들은 이제 공신력을 상실,사실상 신규사업은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청구, 우방, 보성등 대형업체들도 중소업체들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이 예사롭지않다.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고 다음은 자기 차례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1월말 현재 공공부문을 제외한 대구지역 민간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3천8백41세대. 세대당 7천만원씩으로 계산해도 2천7백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대구상의에 따르면 대구지역 주택업체는 2백45개이지만 지난해 20세대이상 건축실적이 있는 업체는 이중 30개업체에 불과하다. 이들 업체들의 경영난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현상이다. 악재는 미분양증가 뿐만이 아니다. 미분양, 도산, 법정관리신청이 늘어나면 금융권의 대출규제가 따르게 된다. 은행들은 2군업체들의 여신심사를 강화하는 한편 어음할인을 기피하고 할인금리를 인상키로 해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는 곧 2금융권과 사채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향후 분양이 더욱 어렵게 됐다는 점. 수요자들의 대형업체 선호현상이 갈수록 높아져 중소업체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당장 중소업체들의 분양연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일부 업체들은 자체브랜드로는 분양이 안돼 시공권을 대형업체에 넘기는 '주택업체 짝짓기'를 울며겨자먹기로 벌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지역주택업계가 대형업체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있다. 최소한 지역지정업체나 서울의 대형업체들과 연계한 사업을 펴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하청업체화될 가능성이크다는 판단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대형업체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지역 주택건설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형상으로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부동산 경기는 실수요자보다 가수요자나 예비수요자들이 움직여야 살아나는데 중소업체들의 잇단도산에 불안을 느낀 대기수요자들의 구매심리 위축으로 주택경기 전반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금난을 겪는 웬만한 업체들은 이제 기업회생을 위한 자구노력보다 우선 부도를 막자는 의도에서 법정관리 및 재산보전신청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들도 많다.

이는 업체 상호간 불신으로 이어져 준공보증이나 지급보증을 해주는 업체 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며 결국 분양축소 또는 차질로 이어지게된다.

주택건설업계 위기는 지역경제의 쇠퇴로 직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에덴의 법정관리신청으로 벌써 4백여 협력업체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목재등을 납품하는 모 대형 업체는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업체 가운데 상위 10개업체는 평균4백여개의 협력업체를 갖고 있다. 법정관리신청업체들중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 업체들은 원청업체에 대한 채권이 동결돼 벌써부터 협력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이 닥치고 있다.

섬유위기로 지역경제가 빈사상태에 처해 있는데 건설마저 연쇄 도산 도미노현상에 빠지면 양대축에 의존하고 있는 대구경제는 회생의 기회도 잡아보지 못한채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이 경제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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