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2-암담해진 대졸자취업

대졸취업률이 87년이후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노동경제연구원은 올봄 대학졸업자 27만명중 9만명만 취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대기업들이 신규채용을 10~30%%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대기업뿐만아니라 중소기업·공공채용도 크게 줄거나 감량추세에 있고 기존인력의 전진배치등으로 신규채용의 문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재경원등 정부자료도 대졸자의 취업전망이 암담함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구인배율(기업이 고용을 원하는 근로자수를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수로 나눈 비율)이 0.27배로 관련통계가 작성되기시작한 87년이후 최악이란 것이다. 고졸자 구인배율은 대졸자의 약9배인 2.41배로 나와있다.기업·공공부문 할것없이 취업의 문이 좁아진 것은 한마디로 불경기탓이다. 실업률도 2.6%%로선진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작년 9월 37만여명에 불과하던 실업자수가 올들어 벌써 55만명을 넘어서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실업률이 계속올라갈 것으로 보면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실업률(高失業率)은 피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어 고용안정대책이 무엇보다 시급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노동연구원의 한 보고서도 우리나라 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수년간고실업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즉 종래 고용창출의 원동력이었던 제조업의 취업비중이 지난 89년(27%%)을 정점으로 해마다 줄어 작년엔 22.5%%에 그친 것이다.

정부관계자도 우리나라가 중성장(中成長)시대로 접어들면서 '고용없는 경제성장'구조로 고착화될위험성이 높다고 토로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사회를 지금 휩쓸고 있는 명예퇴직·임금동결등의 분위기도 대학졸업자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일류대학간판만 가지고 취직이 보장되던 시대는 가고없다. 또 '한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던 관념도 버리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대학생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대학도 유례없는 취업난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이미여러대학에서 외국어강좌확대등으로 입사시험에 필수가 된 토익등에 대비하고 있지만 보다 전문지식교육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할 것이다.

성인이 된 대졸자들에게 대학이 취업알선을 맡아주리란 기대도 갖지않아야 한다. 대학 및 학과를선택할 때 각자의 적성·취향등을 고려하도록 조언한 이유도 창의성과 전문성을 가진 직종만이살아 남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학졸업자들의 취업난은 경제구조적인 여러측면이 있을 것이므로 당국이 고용불안을 해소하는정책개발·대책수립에 나서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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