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업계 성파괴 바람

'여성이 금녀(禁女)직종인 식품바이어가 돼 새벽시장을 누빈다. 앞치마를 두른 남자직원이 여성고객들에게 반찬거리를 골라준다'

지역유통업계에 직종간 성파괴가 한창이다. 금녀직종에 여성들이 대거 침범하고 금남직종에도 남성들이 눈부시게 활약중이다.

대구백화점 식품 MD팀의 나수진씨.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잦은 생산지 출장과 새벽시장 방문 등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닌 덕분에 올해 남성들도 근무강도가 높아 꺼리는 생식품바이어가 됐다. 바이어중의 바이어인 해외상품매입담당에도 우먼파워가 만만찮다. 동아백화점 쁘렝땅점의 김재옥 박정림씨가 대표적.

상품구매와 거래선관리를 책임지는 바이어직종은 밤낮없는 근무여건에다 여성에 대한 편견때문에그동안 '금녀직종'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백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식품 가정용품 등에 여성전문바이어를 배치, 신선한 바람을 몰아오고 있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섬세하고 세련미가 뛰어난데다 식품 가정용품 등 특정분야의 실정에 밝아 업체들이 자연스레 여성바이어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

대백에는 여성의류의 정영희 주임을 비롯 식품의 장미정씨, 남성캐주얼의 박영옥씨, 해외의류팀의정유진씨 등 총 15명이 영업바이어로 활약중. 동아는 상품개발부의 손승연,방소영씨 등 5명이 바이어로 근무하고 있으며 특히 수성점 라이프스타일숍 상품구매팀에는 오미록 과장, 문정원 박지원씨 등 9명의 여성바이어들로만 구성돼 우먼파워를 과시.

여성직종에 남성들의 등장도 최근 추세. 대백프라자 여성 영캐주얼 코너의 김대원씨. 유일한 남자판촉사원이다. 2년째 여사원 못지않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식품판매=여사원'이라는 고정관념도 무너졌다. 백화점 식품관은 얼마전만해도 판매사원이 모두여성들이었다. 그러나 근래 앞치마를 입은 남성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매출기여도가 여성보다낫기 때문. 신선식품 정육코너는 힘깨나 쓰는 남성들이 벌써 장악해 버렸고 즉석식품코너 1차식품코너에서도 앞치마를 두른 남성들이 여성들의 자리를 서서히 밀어내고 있는 중이다.〈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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