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고시 출신인 사무관 아들과 환경미화원 아버지가 대구 남구청에 함께 근무하게 돼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해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제2회지방고시에 합격한 윤인현씨(26·남구봉덕2동 1220의3)와 봉덕동에서 12년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는 윤기대씨(52).아들 윤씨는 지난 1일 5급 사무관으로 임명돼 남구청 기획감사실에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1년동안 내무부, 가나안 농군학교, 해외연수 등을 거쳐 내년 4월에 남구청과 대구시청을 오가며 공직생활을 본격화한다.
많은 아버지들처럼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버지 윤씨는 경북 예천에서 날품을 팔다 지난 86년 대구로 이사왔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던 윤씨는 아내 남효련씨(48)와 19평짜리단칸집에서 인현·중현 두 아들을 키우며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는'부지런한 개미'로 소문이 났다. 차남 중현씨(24)는 한양대 법대 3학년에 재학중이다.
부자가 함께 근무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남구청 공무원들은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으로서꿋꿋하게 일한 보람이 있다"며 "아버지가 간부, 아들이 신입공무원인 경우는 있어도 이같이 직위가 뒤바뀐 경우는 처음"이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일부에선 아들 윤씨가 내무부 교육을 마친 뒤 '혹시 구청 청소과장으로 일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걱정 아닌 걱정.
박성로총무국장은 "보통 젊은이 같으면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이라는 사실을 밝히길 꺼려할텐데"라며 "윤씨가 자식농사를 잘 지었다"고 칭찬했다.
아들 윤씨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부모님의 부지런함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힘이 됐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성실하고 떳떳한 공직자의 길을 가는 게 고생한 부모님께 보답하는 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재용남구청장도 "남구청에 20대 사무관이 근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젊은 나이에 공무원이 된 만큼 훌륭한 공직자상을 세우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직위에 만족하지 말고 경험을 쌓은 선배들을 잘 따라 열심히 일하라고 얘기했어요" 아버지 윤씨는 인현이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과 소금이 되길 바란다며 아들의 손을 꼭 쥐었다.〈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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