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하 전시청와대 헐린다

사옥신축을 위해 오는 9월 헐릴 예정인 대구시 중구 동인동 전한국은행대구지점 지하2층의 대통령비상집무실등 6백여평의 임시국가지휘부 시설(전시 청와대)이 8일오후 25년7개월만에 기자들에게 공개됐다.

68년 1.21사태등으로 남북간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신축이 결정된 대구지점(준공은 71년10월) 지하에는 당시 중앙정보부 주도로 대통령집무실, 침실, 상황실, 각종회의실등 10여개의 방이 설치됐다. 그러나 노태우정권초기인 80년대 후반에 와서 지하출입구를 폐쇄, 용도가 폐기됐다.이날 공개된 임시국가지휘부 시설은 전기배선을 차단하고 각종 시설물을 철거해 칠흑같은 어둠속에 묵은 먼지냄새를 풍기며 모습을 드러냈다.

시설 가장 안쪽에는 10여평규모의 대통령침실이 배치돼있었으나 침대, 커튼, 조명등 각종 시설이철거돼 단지 붙박이장 표면에 새겨진 봉황무늬 대통령문장만이 여기가 대통령전용시설이라는 것을 말해주고있었다. 또 침실 바로 앞쪽 20여평의 집무실에는 당시 인테리어에 사용됐던 두장의붉은 카펫이 둘둘 말린채 한쪽 구석에 밀쳐져있었다.

또 상황실과 회의실등은 10여평에서 1백여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였는데 오래 방치된 탓에천장의 장식 베니어판등이 내려앉은 곳도 있었다.

한편 한은대구지점측은 이곳이 '전시 청와대'라는 기록은 본점과 지점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으나 폐쇄전까지는 국가주요시설로 지정돼 유사시 징발대상이었다고 밝혔다. 〈池國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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