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 영화 재개봉 붐

미국 영화계의 대명사인 할리우드에서 과거 영화의 재개봉및 재제작붐이 일고 있다.재개봉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는 20년전에 만들어진 조지아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이 영화는 올들어 최고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는 코믹 배우 짐케리의 '라이어 라이어'에 이어 두번째 인기를 누리고 있다.이는 루카스 감독 자신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변'이다.갈수록 관중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제5원소' 또한 그리 새로운 영화가 아니라고 영화 비평가들은 말한다.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이 영화는 옛 프랑스 영화를 다시 제작한 것으로 영화의 분위기나 특수효과면에서 지난 68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년 우주여행'이후 제작된 공상 과학영화의 하이라이트를 모은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는 평가다.

또 요즘들어 흥행 상위그룹에 랭크된 '아버지의 날'은 84년작 프랑스 영화의 복사판이고,액션과긴박감이 돋보이는 커트 러셀의 '브레이크다운'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초기작품인 '대결'과히치코크 감독의 '드릴러'를 흉내낸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희극배우 마이크 마이어스의 '오스틴 파워'는 '007제임스 본드'를 모방했고 미라 솔비노주연의 '로미와 미셸의 고교동창회'는 지난해 개봉됐던 '클루리스'와 흡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과거 히트작의 인기에 편승한 속편들도 적지 않다.'쥬라기 공원'의 속편 '잃어버린 세계'와 '스피드'의 속편 '스피드2:크루즈 컨트롤','배트맨'의 속편 '배트맨과 로빈'등이 그것들이다.이처럼 할리우드가 과거 영화의 재제작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영화를 종합예술로서의 '작품'보다는 돈을 벌어들이는 '상품'으로 우선 인식하기 때문이다.즉 한주일이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새로운 영화들의 치열한 경쟁속에서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영화에 관객의 시선을 재빨리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전혀 새로운 영화에 손대는 것보다는 과거 히트했던 영화를 본뜨는 것이 실패위험없이 무난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이바람에 할리우드의 독창성과 창의력이 갈수록 고갈되고있는게 아니냐는 비평도 무성하다.

〈뉴욕·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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