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찬종.이한동고문의 대표공격

대선자금 문제를 계기로 한때 의기소침했던 '반이회창(李會昌)진영'의 이대표에 대한 역공이 재개됐다.

특히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은 이대표의 자진사퇴 차원을 넘어 당총재인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경질'을 요구하기까지에 이르러, 대표직 사퇴문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박 두 고문은 27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 비슷한 시간대, 비슷한 톤으로 이대표의 사퇴문제에 한목소리를 냈다.

두 고문의 주장은 전국위 소집에 맞춰 이대표가 사퇴해야 하며, 전국위에 앞서 대선예비주자 집단면담 때 이같은 의사를 김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박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자신들의 의지를 과시라도 하려는듯 청와대 강인섭(姜仁燮)정무수석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이대표의 '경질'을 김대통령에게 건의해달라"고 공식요구했다.

이고문은 특히 간담회에서 "이대표가 정확한 민심과 당심을 읽지 못한 채 청와대 주례보고를 통해 본인의 사사로운 의견이 당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왜곡시키고 있다"고 이대표의 '주례보고 사용화(私用化)'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는 박고문이 앞서 제기한 문제로, 이를 통해 박고문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이대표 사퇴에대한 '반이회창'진영의 공감대를 넓혀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면서 두 고문은 공히 "타예비주자도 이대표 사퇴문제에 관해 같은 의견일것"이라고 공언, 단순한 개인적 차원의 대응이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 이홍구(李洪九) 이한동(李漢東) 박찬종(朴燦鍾)고문,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의원,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의 대리인들은 26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6자 회동'을 갖고전국위원회 직전 이대표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동전선 구축을 재다짐했다.

'반이회창' 측이 이처럼 이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몇가지목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포석의 성격이 짙다는 게 당안팎의 분석이다.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고, 김대통령이 마지못해 이를 수용하는 듯한 모양새를 갖추어 이대표의 조기사퇴를 굳히기 위한 복선이라는 관측이다.

또 전국위원회 일정을 감안, "자연스러운 시기에 자연스럽게 사퇴를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 공세의 강도를 높인 것도 이대표의 대선자금 '오착'을, 전국위 소집이라는 타이밍에 맞춰즉효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결코 밀려나는 식으로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까지 이대표가 견지해온 입장이고 보면, 이들 '반이회창' 진영의 '의도'가 '성사'될지의 여부는 결국 김대통령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대표가 사퇴하든 안하든 이미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황이어서 그 휴유증은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당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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