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오른 대선정국-쟁점과 변수

역대 대통령선거의 승패를 판가름한 변수는 색깔논쟁을 포함하는 안보문제와 지역감정, 그리고금권과 관권이 동원된 여당프리미엄 등 세 가지였다.

71년 박정희-김대중대결에서는 지역감정을 바탕으로 영남권의 몰표가 쏟아졌다.87년 노태우-김대중-김영삼의 대결에서는 야권의 분열에다 KAL기 폭파사건이 승패의 갈림길이됐다.

김영삼대통령을 당선시킨 92년 대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영삼후보는 막판 "정주영을 찍으면 김대중대통령이 된다"는 민자당의 선전전략이 주효, 막판에 압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때도 김대중후보는 색깔론에 휘말렸고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민자당의 선거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여기에 역대 선거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금권과 행정력, 관변단체들이 총동원된 관권선거 역시승패를 가름하는 잣대가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금권과 관권 두가지 모두 역대 선거에서처럼 노골적인 행사가 어렵게 됐다.일단은 여권의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정도는 덜해도 여전히 지역감정과 색깔론을 포함하는 이념논쟁이 거론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유력한 영남후보는 나서기 힘들지만 호남권의 김대중국민회의총재가 출마하고 충청권을 놓고 이회창신한국당대표와 김종필자민련총재가 다투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역감정은 작용할것이 분명하다. 또 영남표가 여전히 반DJ성향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색깔논쟁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른바 '황장엽 파일'은 국면이 불리할 경우 여권이 선거에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위기에 몰린북한내 돌발변수 발생으로 인한 남북 대치상황의 급변도 여권으로서는 유리한 요소다.대신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쟁점은 세대교체다. 3김시대의 청산을 주장하는 이회창후보와 이에 맞서는 양 김총재의 대결은 세대교체냐 수평적 정권교체냐의 격돌이 될 것이다. 이에 맞물려 70고령의 양 김총재의 건강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여기에 경제상황도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한보사태에 이은 기아사태, 그리고 중소기업의 부도사태 등이 현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때문이라는 야당측의 공세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후보로서는불리한 요소이고 야당으로서는 호재다. 경제대통령론이 거론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안정과 혼란 논쟁으로 비화할 경우 야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요소는 아니다.

또 여당의 분열과 야당의 후보단일화 여부도 승부를 가름하는 충분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경선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또 이회창대표가 여당의 다양한 성분들을 추스르지 못하는 동시에야권의 단일화가 이뤄지는 상황이 닥칠 경우는 여당으로서는 최악이고 야당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여기에다 후보 개인의 신상문제까지도 쟁점으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벌써 이회창대표 아들들의 병역면제는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라 있다. 야권의 두 김총재가 국민들에게 검증이 된 상태인 반면 여당의 이대표는 이제 겨우 선을 보인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야권의 이대표 신상에 대한 파상공세를 여권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피해나가느냐도 승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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