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시장.이인제지사 출마설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이들 세 사람의 정립구도가 될 것 같아 보이던 연말 대선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순(趙淳)서울시장과 이인제(李仁濟)경기도지사 때문이다.

조시장은 민주당 이기택(李基澤)총재와 김원기(金元基)전의원 중심의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의해 대선출마를 강력히 권유받고 있고 내심 대선출마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분석이다.민주당에 입당하느냐 신당 창당을 통해서냐의 선택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방법이야 어떻든 대선출마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듯하다.

이지사는 조시장 만큼 행보가 빠른 것은 아니지만 그의 주변에서는 독자출마설이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다. 이지사 또한 이를 적극 부인하지 않고 있다. 차기를 기약한다는 것이 우리 정치현실에서 무의미하다는 점을 측근들은 강조한다.

단순하게 보면 조시장의 출마는 한 때 당을 같이 한 김대중총재에게 불리해 보이고 이지사의 출마는 같은 당 소속인 이회창대표에게 불리해 보이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우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는 조시장 출마의 경우,신한국당은 조시장이 이대표와 이미지와 성향이 비슷하고 지지계층도 중복된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효과도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그보다 야권표 분산이라는 점에서 플러스효과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확신을하는 수준은 아니다.

국민회의도 마찬가지다. 당장 야권표 분산이라는 점과 이른바 DJP연합 추진에 김대중총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점을 우려, 서울시장후보 재공천 약속을 내걸고 조시장을 만류하고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시장이 여권의 아성인 강원도 출신이고 평양고보출신이라는 점에서여권표 분산의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DJ를 지지하지 않는 수도권 지식인층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표에서는 이대표가 오히려 더 불리하다는 것이다.자민련 또한 얼른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야권표 분열이라는 점 때문에 외견상으로는 우려와 비난을 함께 내놓고는 있지만 DJP연합 추진에 JP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리고 조시장의 출마가 여야 1대1 대결구도가 아닌 다자 대결구도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박태준,이한동의원 등 내각제성향의 보수층을 연합하는 계기를 만드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조시장의 출마 결심은 또 이인제지사의 출마를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무르익은 단계는 아니지만 가능성측면에서 본다면 세대교체를 내걸고 이인제지사가 나설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3당후보 대결구도에 조시장이 출마하고 여기에다 이지사까지 출마하는 구도가 된다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일단 다자간 구도에서는 여당후보가 다수의 야당 또는 무소속후보와 싸우는 것이므로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전에 없던 권력의 공백기에다 아들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회창대표의 여권지지층 흡수력이 강화되지 못할 경우 꼭 이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나타난다고 볼 수도 없다.

때문에 조시장과 이지사가 나오고 안나오고에 따라 여야의 대선구도 설정 자체가 상당한 수정이불가피하다. 그 결론은 오는 28일 민주당전당대회와 다음달 18일의 대선출마 공직자의 사퇴시한안에 날 전망이다.

〈李東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