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1-유괴범은 영원히 추방해야

유괴된지 14일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부모품에 안긴 박나리양사건에 접하면서 온국민들은 또한번범인의 잔학성에 치를 떨었다. 더욱이 범인이 대학을 졸업한 20대의 신세대 임신부라는 사실에더욱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이번사건은 우리사회가 현재 처해진 도덕불감증·황금만능·인간성상실의 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내준 치부라 하지 않을수 없다. 아직 이번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않아 뭐라 말할수는 없지만 현재까지 범인은 당초 5명의 공범으로부터 모종의 협박을 받고 저지른 범죄라고 한 진술을 번복, 단독범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번 범죄는 결코 인간이면 저지를 수 없는 반인륜적범죄이기에 경찰은 범인의 지능적인 트릭을 철저히 추궁, 공범이 있다면 철저히 색출, 법정에 세워야 할것이다. 어쨌든 이번사건은 씀씀이 헤픈 20대의 주부가 카드와 사채등 1천만의 빚에 쪼들리다 못해 우연하게 만난 나리양을 유괴한후 곧바로 살해하고 부모에게 2천만원을 요구하며 협박을 가한것이다. 범인은 1천만원남짓의 빚 때문에 어린이이면 누구나 유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지금 우리사회는 기업경쟁력제고라는 시련에 봉착, 수많은기업들이 도산하고 실직자들이 들끓 극도로 불안한 사회환경에 처해 있다. 이같은 터널은 언제끝날지 기약도 없을 만큼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제2의 나리양사건이 날 수 있는 개연성은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나리양의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긴하지만 유사범죄가 얼마든지 속출할 수 있는 사회적불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유괴범죄의 예방을 공권력에만 의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또다른 비극을 겪지 않으려면 온국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범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사건에서 깨달아야 한다. 사실 사회적 요인으로 봐 돈만 거머쥘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벌일수 있을 만큼 절박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점을 경찰당국도깊이 새겨 이에 대처해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또 이번사건이 준 교훈중 가장 중요한 건 유괴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사실을 다시 증명해준 점이다. 이에는 경찰의 끈질긴 전화 추적도 큰몫을 했고 범국민적인 공감대가 범인의 도피처를 좁혀온 것도 범인검거에 원동력이 됐다.그러나 무엇보다 딸의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제2의 유괴범을 원천봉쇄해야한다는 차원에서 공개수사에 동의한 나리양 부모의 용기가 조기해결에 큰 힘이 됐음은 간과할수 없다. 설사 내딸이 희생되는 한이 있더라도 유괴범은 이땅에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는 그 용기는 바로 우리 시민의식으로 확산돼야 한다. 그것만이 반인륜적 유괴범을 영원히 추방할수 있는 지름길임을 이번 사건의큰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아쉬운건 초동단계의 수사허술로 독안에 든 범인을 1차 포위망에서 놓친것이다. 깊이 반성해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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