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스위스의 제네바에 위치한 물리학연구소에 연구 업무차 방문한 길에 제네바에서 파리까지 기차로 여행한 적이 있다. 물론 이 기차는 프랑스가 자랑하는 고속철인 떼제베(TGV)이다.제네바에서 파리까지는 서울, 부산간 정도의 거리. 이 정도의 거리라면 TGV로 2시간이면 충분할것 같은데 웬일인지 기차가 파리까지 당도하는데 무려 3시간30분이 걸렸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프랑스는 대부분 국토가 산이 거의 없는 평지로 이루어져 있으나 동부 쪽으로는 부분적으로 산악지대로 이루어져 있어 제네바에서 파리까지 가는 경우 기차는 쥬라산맥을 넘어야 한다. 산맥을넘자니 안전상 그 아무리 빠르다는 TGV도 속력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구석구석 어디를 가도 산,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속철을 놓아 서울~부산간을 2시간에달리는 방법은 직선화이다. 철로의 직선화는 곧 평지에서는 필요치 않는 수많은 터널과 다리의건설로 이어져 이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일 것은 뻔한 이치이다. 누가 그러던가, 이 비용이면 경부고속도로를 3개 더 만들 수 있다고. 그나마 그러한 공사 또한 부실로 이루어져 보수로 인한 부대비용 또한 엄청나다.
우리나라의 도로, 항만및 공항의 제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여 물량의 제때 수송이 이루어지지않아 그로부터의 손실이 막대한데 이의 해결책이 고속철이라면 모순이다. 실례로 대구공항을 들어보자. 명색이 인구 2백30만의 대인구가 운집해 있는 대구에 변변한 민간비행장 하나 없는 것은막대한 자금이 고속철을 짓는데 소요되는 마당에 뭐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는 대구 공항의 경우뿐만이 아니다. 좁은 땅덩이에 그것도 대부분의 국토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나라에 올바른 수송 수단이 고속철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이제라도 고속철 그만두고 그 비용을다른 교통망 확충에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 어떨까.
〈김동희-경북대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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