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멋진세상-전남 화순 운주사, 천불천탑

수많은 탑과 불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곳이 있다.

한국의 이색지대로 꼽히는 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운주사(雲住寺). 이곳에는 현존하는 것만쳐서 석탑이 12기, 석불이 70여기 자리잡고 있다. 해방전까지만 해도 운주사에는 석탑 30기, 석불2백13기가 있었다고 한다.

세월을 거슬러 1481년에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은 무려 천의 불상과 천의 불탑이 서 있었다 고 전한다. 여기서 천(千)이란 수를 많음을 강조하기 위해 표현한 것으로 본다해도 운주사의 석불과 석탑은 그동안 없어진 것까지 감안하면 족히 수백기는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천불천탑에 관한 사료는 거의 전무한 실정. 이 때문에 누가, 무엇을 위해 란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운주사는 무작정 들린 사람에겐 아무 의미없는 절로 비춰질 정도로 들머리부터 평이하다. 여느 야산골짜기와 다를 것 없는 분위기다. 언뜻 보면 탑이 두서너기 보이고 절 건물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휴일 운주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주차장과 경비초소를 지나면 9층석탑을 만나게 된다. 그 뒤로 6층과 7층 석탑이 늘어서 있는데 밀면 흔들리지나 않을까 싶을 만큼 조잡하게 만들어졌다. 탑신석과 옥개석 사이에는 균형을 잡기위해 철근을 박아 넣은 것이 보인다. 오른쪽 언덕 위에는 이름하여 거지탑(동냥탑)이 서 있다. 하단탑신석만 제대로 다듬었고 5개 옥개석은 자연석으로 그대로 올려 놓은 것 같다.거지탑 아래 바위절벽에 전국 어느 절에서도 찾아볼수 없다는 못생긴 불상들의 도열이 시작된다.불상들은 하나같이 위엄과는 거리가 멀다. 피곤에 지쳐 주저앉은 것 같은, 절벽에 머리를 기대어쉬는 듯한 느낌이다. 어떤 것은 몸통, 머리만 남아 있다.

이어 운주사 석불 중 그나마 위엄을 갖추었다는 광배불과 천불천탑의 중심이라는 상배불좌상이나온다. 그 옆의 원형다층석탑이 눈길을 끈다. 호떡같이 생긴 원형 석판이 6개 층층이 얹혀있다.대웅전과 지장전 사이를 지나 뒤로 가면 3층만 남은 원형석탑이 또 있다. 이 석탑을 보고 오른쪽숲속길로 가면 항아리를 겹쳐 놓은 것 같은 항아리탑이 보이고, 그 뒤 절벽에는 여전히 못생긴 석불들이 놓여 있다.

납작한 돌로 쌓아올린 자갈탑이 수십개 선 곳을 지나 산중턱 아래를 보면 가는 선으로 마애불이새겨져 있다. 그 아래 석불들은 코가 까뭉개져 있는 모습이다. 석불의 코를 떼내어 먹으면 아들을낳는다는 미신 탓이라고 한다.

다시 대웅전 앞을 지나 요사채 아래로 내려오면 와불 가는 길을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팻말 표시대로 따라가면 장승처럼 키가 큰 머슴불을 지나 와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두께가 1m쯤 되는검은 암반에 부처 한쌍이 새겨져 있어 부부와불로 불린다. 완성후 일으켜 세우려했다는 와불은 천불천탑의 비밀을 안고 있다고 한다. 운주사는 현재 여승들만 수행하는 비구니 사찰이다.가는 길은 대구에서 88~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광주IC에서 빠져나온 후 15번국도를 타고 화순군 능주면까지 간다. 이곳에서 822번 지방도를 타고 6㎞쯤 가서 817번 지방도를 따라 8㎞쯤 가면 도암면 소재지다.

전남화순에는 운주사 외에도 도곡·화순온천, 동복호, 백아산자연휴양림등 볼거리와 산행, 휴양시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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