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그룹이 7일 쌍용자동차를 대우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쌍용차-벤츠사 간 이뤄져온인수합병 논의는 일단 대우-벤츠로 넘겨질 예정이다.
쌍용그룹은 지난 1년 동안 벤츠의 쌍용차 지분확대 문제를 놓고 협상을 거듭해오는 가운데 쌍용차의 경영권을 벤츠에 넘기는 방안까지 내놓았으나 3조5천억원에 이르는 쌍용차 부채로 인해 협상과정이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서 대우가 쌍용차 인수 의사를 쌍용그룹측에 전달했고 쌍용측에서는 그룹 전체에 짐이 되고 있는 쌍용차를 대우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자동차로서는 쌍용차의 승합차.트럭.4륜구동형 지프차 라인 등을 인수해 종합자동차 메이커로 자리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때문이다.
대우가 쌍용차를 인수하게 되면서 벤츠사가 벤츠차 공장을 설립키로 했던 구지공단의 향방이 불분명해지고 있다. 쌍용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쌍용차측에 일정한 기득권을 가지고있는 벤츠사로서는 대우의 개입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IMF가 긴급구제금융을 지원한 이후외국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절차와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는현재 벤츠사측에 상당비율의 지분을 줄 것도 고려하고 있는 듯 하지만 벤츠의 참여 여부는 아직미지수다.
또 지역 업계 관계자들은 벤츠사가 최근 단순한 지분 확대나 해외판매망 공유를 넘어서 구지공단에 벤츠차 공장을 지을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벤츠사가 구지공단에 대규모 자동차공장을 만드는 경우 수출시장이 됐을 동남아.중국 등의 자동차시장 수요성장률이 최근 정체되고 있을 뿐 아니라 도요타.포드 등 세계의 유수한 자동차기업들이 이쪽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어 사업전망이 밝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대기업들의 밀실 협상 속에서 지역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는 구지공단의 향방이 불분명해지고 있다"며 "대구시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발빠른 대응을 보여줘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李宗泰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